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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맨이 벨을 울리지 않아도 편지·택배 보내고 받는 시대 온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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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5면

28일 오후 세종시 조치원읍 고려대 세종캠퍼스 학생회관 앞. 흰색과 빨간색으로 꾸며진 작은 버스 한 대가 출발했다. 조치원 우체국 차량에서 옮긴 우편물을 실은 차량은 운전자 없이 좌회전, 우회전을 스스로 판단해 3분간 주행하면서 학술정보원 앞에 섰다. 우체국 앱을 통해 미리 도착시각과 인증번호를 받은 수취인이 차량의 열림 버튼을 누르고 차량 내부로 들어가 키오스크에 인증번호를 누른 뒤 택배 보관함에서 물품을 꺼냈다. 이어 잠시 뒤엔 한 학생이 해당 차량에 올라 택배를 맡겼다. 학생은 사전에 우체국 앱을 통해 미리 보내는 사람과 받는 사람, 주소를 입력하고 결제까지 마쳤다. 학생은 키오스크에 접수 바코드를 인식한 뒤 출력된 종이를 택배에 부착하고, 택배 보관함에 택배를 넣었다.

우정본부 ‘자율주행 무인우체국’ #상용화까지는 시간 더 걸릴 전망

자율주행 무인우체국

자율주행 무인우체국

이날 우정사업본부가 선보인 ‘우정사업 자율주행 시범 운영’의 한 장면이다. 우정사업본부는 ▶자율주행 무인우체국(위쪽 사진) ▶집배원 추종 로봇 ▶우편물 배달 로봇(아래쪽)을 시연했다.

자율주행 무인우체국

자율주행 무인우체국

자율주행 무인우체국은 건물과 건물 사이의 도로를 오가면서 우편물 접수와 배달 서비스를 제공한다. 집배원 추종 로봇은 무거운 우편물을 싣고, 집배원과 함께 우편물을 배달한다. 추종 로봇이 집배원을 인식해 자율주행으로 집배원을 따라간다. 우편물 배달 로봇은 건물 내에서 자율주행으로 우편물을 배달하는 역할을 맡는다.

우정 사업에 자율주행차량이나 로봇을 도입하는 것은 세계적인 추세다. 최정호 우정사업본부 물류기획과장은 “비대면 기조 확산과 5세대(5G) 이동통신, 인공지능 등의 기술 발전으로 배달 환경에 자율주행차량과 로봇을 도입해 탄력적인 배송 환경을 구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정사업본부에 따르면 노르웨이 우정당국은 편지·소포 배달용 자율주행 로봇을 도입했고, 일본 야마토는 자율주행 소포배달 차량인 로보네코 야마토를 개발 중이다.

우정사업본부는 자율주행 차량·로봇이 도입되면 집배원이 고중량 우편물을 들고 먼 거리를 이동할 필요가 없어 업무 강도가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기영 과기정통부 장관은 이날 행사에서 “자율주행 차량과 로봇을 이용한 비대면 우편서비스가 실제로 우리 생활에 도입되면 고객의 편의가 증진될 뿐만 아니라, 집배원의 안전사고도 줄고 근로여건도 대폭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자율주행차량·로봇 기술이 상용화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강경표 교통연구원 자율협력주행연구센터장은 “현행법상 자율주행 차량을 이용해 유상으로 화물을 운송하는 것은 시범 운행 지구 내에서만 가능하다”고 말했다.

김경진 기자 kjin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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