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적이다" 온라인 달궜던 이건희 마지막 편지, 가짜였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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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5일 별세한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생전에 남겼다는 ‘마지막 편지’가 온라인상에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트위터 캡처]

지난 25일 별세한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생전에 남겼다는 ‘마지막 편지’가 온라인상에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트위터 캡처]

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이 생전에 남겼다는 ‘마지막 편지’가 온라인상에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삼성 측은 “고인이 쓴 글이 아닌 가짜”라고 공식 해명했다.

26일부터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 등에선 ‘이 회장이 남긴 마지막 편지’라는 글이 빠르게 퍼졌다. 일부 게시글은 이 회장의 사진을 합성한 편지 형식으로 번지고 있다. “나의 편지를 읽는 아직은 건강한 그대들에게”로 시작하는 이 글은 "돈이나 명예보다 건강이 중요하며 부유하진 못해도 작은 것에 만족할 줄 아는 삶을 살아보라"는 내용이 담겼다.

이 글에는 또 “아프지 않아도 해마다 건강검진을 받아보고, 목마르지 않아도 물을 많이 마시며, 괴로운 일이 있어서 훌훌 털어버리는 법을 배우며, 양보하고 베푸는 삶도 나쁘지 않으니 그리 한 번 살아보라”고 적혀있다. 이어 “3000원짜리 옷 가치는 영수증이 증명해주고 3000만 원짜리 자가용은 수표가 증명해주고, 5억짜리 집은 집문서가 증명해주는데 사람의 가치는 무엇이 증명해주는지 알고 있느냐”며 “바로 건강한 몸이다. 건강에 들인 돈은 계산기로 두드리지 말라”는 대목도 있다.

글에는 “전반전을 살아가는 사람들은 너무 총망히 살지들 말고, 후반전에 사는 사람들은 아직 경기는 끝나지 않았으니 행복한 만년을 위해 지금부터라도 자신을 사랑해 보라”며 “바쁘게 세상을 살아가는 분들, 자신을 사랑하고 돌보며 살아가기를. 힘없는 나는 이제 마음으로 그대들의 행운을 빌어줄 뿐“이라며 끝이 난다.

게시글을 접한 네티즌들은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 “감동적인 글”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일부는 지인들을 태그하며 이 회장을 추모하기도 했다. 하지만 삼성 측은 “고인이 쓴 글이 아닌 가짜뉴스”라고 선을 그었다.

가짜 유언 소동은 지난 애플의 공동창업자 스티브 잡스가 사망했을 때도 있었다. 2011년 스티브 잡스가 사망한 이후 몇 년 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잡스가 남긴 마지막 유언이라는 이름의 게시글이 확산했다. 해당 글에는 “내가 가져갈 수 있는 것은 사랑이 넘쳐나는 기억뿐”이라며 가족과 친구들을 소중히 대하라는 내용이 담겼다. 하지만 이 글은 잡스의 유언이 아닌 대만의 한 수필집에 실린 내용으로 밝혀진 바 있다.

이우림 기자 yi.wool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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