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기정 "라임사건, 정치가 檢 덮었다? 檢이 정치하다 들킨 것"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강기정 전 청와대 정무수석 페이스북. 페이스북 캡처

강기정 전 청와대 정무수석 페이스북. 페이스북 캡처

강기정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박순철 서울남부지검장의 사의 표명에 대해 “라임 사건을 권력게이트로 만들어보려다 실패한 것 아닌가”라고 밝혔다.

라임자산운용(라임) 펀드 사기 사건을 수사해 온 박 지검방은 이날 오전 “정치가 검찰을 덮었다”는 제목으로 입장문을 내고 사의를 표명했다.

이에 대해 강 전 수석은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정치가 검찰을 덮었다고요? 아니죠”라며 “검찰이 정치를 하다가 들킨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이번 사건은) 부패검사, 특수통 검사 출신 변호사, 금융사기범 김봉현이 짠 실패한 시나리오, 즉 검찰게이트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강 전 수석은 박 지검장에 대해 “강기정 잡으면 보석, 김봉현의 법정 진술을 듣고 칭찬하며 환하게 웃었다는 검사”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대검찰정 국정감사에서도 박 지검장의 ‘입장문’은 여러 차례 거론됐다.

더불어민주당 김남국 의원은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질의하면서 “오늘 서울남부지검장님께서 편지를 쓰고 사직을 하셨는데, 정치가 검찰을 덮었다라고 말씀을 하신 것 같다”며  “저는 오히려 정치가 검찰을 덮은 것이 아니라 검찰이 수사를 통해서 정치에 개입했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아니, 개입한 것이 아니라 아예 직접적으로 정치를 하고 있다라고 생각이 든다”고 재차 강조했다.

한편 박 지검장은 입장문에서 라임자산운용의 전주(錢主)로 알려진 김봉현(46·구속)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의 2차례 서신을 거론하며 “라임수사에 대한 불신과 의혹이 가중되고 있고 나아가 국민들로부터 검찰 불신으로까지 이어지는 우려스러운 상황까지 이르렀다”며 “이 사건을 수사하는 서울남부지검장으로서 검찰이 이렇게 잘못 비추어지고 있는 것에 대하여 더는 가만히 있을 수가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또 추 장관의 ‘검찰총장 수사 지휘 부실’ 주장에 대해 “대검에 보고 자체가 없었다”며 추 장관이 제기한 야당정치인 비리 수사 의혹에 반박했다. 이어 “전·현 수사팀도 당연히 수사를 해왔고 그렇게 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한 의혹은 있을 수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법무부장관의 수사지휘에 따라 서울남부지검은 제기된 의혹에 대하여 검찰총장의 수사지휘를 받지 않고 독자적으로 수사를 진행하여야만 한다”며 “그런데 검찰총장 지휘배제의 주요 의혹들은 사실과 거리가 있다”고 추 장관이 수사지휘권을 남용했다는 취지로 반기를 들었다.

홍주희 기자 honghong@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