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새벽 동해에서 조업 중이던 한국 어선이 북방한계선(NLL)을 넘기 직전 해군의 경고 통신을 받고서야 돌아온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17일 서해 상에서 조업하던 어선이 NLL을 넘어간 사건이 발생한 지 닷새만이다.
군 소식통에 따르면 이날 오전 4시 30분 58톤급 통발어선 한 척이 어로한계선을 2.5마일(약 4㎞) 넘어 NLL에 1.3마일(약 2㎞)까지 근접했다. 군 관계자는 “북측 해역에 진입하기 직전이었다”며 “해군의 경고가 없었다면 수 분 만에 북측 해역으로 들어설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정부 소식통은 “선장은 ‘잠시 조는 바람에 NLL에 근접하였는지 몰랐다’고 진술했다”고 전했다. 해양경찰은 당시 조업 중이던 선원과 구체적인 정황을 조사하고 있다.
하지만 해경은 이 어선이 어로한계선을 넘어 NLL에 근접할 때까지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소식통은 “어선에서 위치발신장치(V-PASS) 전원을 끈 것인지, 해경에서 발견을 못 한 것인지 조사하고 있다”고 했다.
익명을 요구한 해군 관계자는 “비교적 먼바다에서 조업 중이라 해경이 발견하기 쉽지 않았다”며 “해군이 발견한 뒤 해경과 바로 협조에 들어갔다”고 전했다. 하지만 또 다른 소식통은 “당시 해경 함정은 보다 먼 바다까지 나가 있던 상황인데 어선 위치를 발견 못 한 건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7일에는 서해에서 어선이 NLL을 넘었다가 복귀해 논란이 됐다. 당시 오후 1시께 조업 중이던 어선 한 척이 NLL을 넘어 약 3.7㎞까지 북상해 북측 해역에 머물다 돌아왔다. 승선했던 외국인 선원이 위치정보(GPS)를 확인하지 못해 일어난 사건으로 파악됐다. 당시에도 해경은 어선의 월북 사실을 파악하지 못했다.
박용한 기자 park,yongha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