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장관 출신 코펜하겐 시장, 성추행 폭로로 사임 "낡고 해로운 관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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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크 옌센(59) 덴마크 코펜하겐 시장 겸 사회민주당 부대표. EPA=연합뉴스

프랑크 옌센(59) 덴마크 코펜하겐 시장 겸 사회민주당 부대표. EPA=연합뉴스

덴마크 수도 코펜하겐에서 11년째 시장을 맡은 프랑크 옌센(59)이 성추행 사실을 공개 사과하며 시장직에서 물러났다.

AP와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19일(현지시간) 옌센 시장은 기자회견에서 지난 30년간의 성추행 사실을 인정하며 “내가 불쾌하게 만든 여성들에게 사과한다”고 밝혔다. 덴마크 집권 여당 사회민주당 부대표이기도 한 옌센 시장은 시장직과 부대표직을 모두 사퇴하기로 했다.

전직 법무부 장관이기도 한 옌센 시장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시장직을 유지하고 싶다는 의사를 피력했지만, 같은 날 메티 프레데릭센(42) 덴마크 총리 겸 사민당 대표는 현지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사민당 내부에 문제가 있는 게 분명하다. 그걸 지금 바꿔야 한다”며 사임을 종용했다.

메티 프레데릭센(42) 덴마크 총리 겸 사민당 대표. AP=연합뉴스

메티 프레데릭센(42) 덴마크 총리 겸 사민당 대표. AP=연합뉴스

옌센 시장은 이날 사퇴 결정은 스스로 내린 것이며, 사퇴 압력이 들어오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사임 소식이 알려지자 프레데릭센 총리는 페이스북에 “올바른 결정”이라고 썼다.

앞선 16일 한 덴마크 일간지에는 옌센 시장이 사민당 직원 등 2명을 2012년과 2017년에 한 사교 행사에서 성추행했다는 폭로성 보도가 나왔다. 옌센은 이에 페이스북을 통해 자신이 덴마크 사민당의 ‘낡고 해로운’ 문화의 일부분이었다며 사죄의 뜻을 밝혔다.

옌센 시장은 2009년 취임했다. 코펜하겐 시장직은 1938년 이래 80년 넘게 덴마크 사민당의 차지였다. 다음 코펜하겐 시장을 뽑는 선거는 2021년 11월 열린다.

이병준 기자 lee.byungju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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