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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후 우울증과 비만

중앙일보

입력

결혼은 남성에게는 해방구요, 여성에겐 족쇄일까.우울증 발병률은 여성이 남성보다 두배나 많은데 결혼을 하면 더 높아진다. 반면 남성은 결혼한 남자가 미혼보다 발병률이 훨씬 낮다.

특히 산후 우울증은 여성 우울증의 큰 부분을 차지한다. 결혼하고 아이를 낳은 행복한 여성이 왜 우울증에 걸리는지 의학적인 정답은 아직 없다.

다만 분만 후 엔돌핀이나 여성호르몬의 감소와 같이 체내 호르몬의 급격한 분비 변화 때문이라는 해석이 유력하다.

한의학에서는 분만 후 산모에게 오는 심신의 제반 변화를 통칭 산후풍(産後風)이라는 말로 표현한다.

출산 후 어지럼증, 머리가 무겁거나 아픈 증상, 팔다리 저림, 뼈마디 관절통, 근육 통증, 특정 부위가 차고 시린 느낌, 전신에서 나는 찬바람 등을 통틀어 말하며, 환자들은 이 같은 증상을 복합적으로 호소한다.

특히 여성들은 출산 후 우울해 하거나 피곤해 하며 매사에 의욕이 없다. 이때 과식이나 폭식을 하면 과도한 체중 증가로 산후 비만이 된다. 호르몬 변화와 수면부족으로 인한 피로감,아기에 대한 걱정, 체중 증가로 오는 외모 손상 등이 산후 우울증을 심화시킨다.

출산 후 문득 부엌에서 무엇인가를 홀로 먹고 있는 자신을 발견했다면 가족이나 의사의 도움을 청하는 것이 현명하다.

한방에서는 전통적으로 산후조리를 중요시해 심신의 변화를 회복시키고 호르몬의 균형을 찾아주는 한약 처방이 발달돼 있다.

분만 직후 쓰는 생화탕이나 대량 출혈후 기혈을 돕는 보허탕, 나쁜 피가 잔류된 경우 사용하는 실소산(失笑散) 등이 있는데 모두 당귀란 약재를 공통적으로 사용한다.

당귀는 미나리과의 뿌리로 머리 부분은 지혈작용,몸통은 피를 만드는 양혈작용, 잔뿌리는 나쁜 피를 풀어주는 행혈작용이 있다.

당귀는 최근 전통차로도 많이 알려져 있다. 입맛과 기호에 따라 한 뿌리에 해당하는 적당량(40g정도)을 대추 몇알과 함께 물 1.5ℓ에 넣고 약한 불에 달이면 맛과 향이 뛰어나다.

특히 청나라 시대 부인과 질환의 대가인 섭천사(葉天士)의 산후 처방은 산후풍과 비만을 예방하는 뛰어난 명방(名方)으로 한방에서 그 활용도가 아주 높다.

손영덕 몸앤맘 한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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