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는 유전인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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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장은 유전적인 소인이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부모의 키가 크면 아이들도 크게 된다.

부모의 키와 아이들의 키에는 상관관계가 높다. 남자아이들일 경우 어머니의 키에 13cm를 더한 뒤 아버지의 키를 더한 후 2로 나누어보면 예측 가능한 키가 나온다.

여자아이들은 아버지의 키에서 13cm를 뺀 후 어머니의 키를 더하고 다시 2로 나누어보면 예측 가능한 키가 나온다. 이것은 어디까지나 평균적인 계산법일 뿐이다.

씨름선수 이봉걸의 어머니를 보면 이 공식은 성립이 안된다. 이것은 보편적인 경우를 예측하는 방법이다.

  • 남자아이 : 아버지 키 + (어머니 키+13)한후 2로 나눈다

  • 여자아이 : (아버지 키-13) + 어머니 키 한후 2로 나눈다

최근 우리나라의 경우 10년 전보다 평균 신장은 남자 3.2cm 여자 2.8cm이 더 커진 것으로 발표되었다.

교과서적인 유전요인 80% 인정하기엔 무리

이웃 나라 일본의 경우도 이제는 동양 3국에서 청소년의 신장이 가장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전적인 소인이 신장에는 가장 중요한 요소이기는 하지만 요즘의 청소년들은 거의 모두가 부모보다 훨씬 크다.

유전적인 소인이 어느 정도의 성장에 대한 기대치를 설정할 수 있지만 교과서상 기록되고 있는 유전적 소인 80%를 인정하기엔 무리가 많다.

최근에 신장에 대한 보고 중에 상당히 고무적인 것이 있다. 키에서는 유전적인 소인을 약 20% 정도라고 보고되고 있다.

경제 사회 문화 모든 면에서 생활이 윤택하여 지고 식생활과 레저 활동이 다양하게 변하면서 청소년들의 키와 몸무게는 부모들의 세대를 비웃듯이 쑥쑥 상승하고 있다.

부모들의 키보다 10cm 정도 큰 아이들을 우리 주위에서 이제는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영양에 관한 문제가 오히려 이제는 염려를 해야 할 정도로 소아의 비만이 사회적인 관심 거리로 등장하고 있다.

성장기 만성 질병, 성장 가로막는 요인의 하나

성장기에 만성적인 질병 역시 충분한 성장을 가로막는 요인중의 하나이다. 의료의 질적 향상과 더불어 의사의 숫자가 많아지고 다양한 의료서비스가 제공이 된 것도 역시 성장을 도와주는 요인중의 하나로 인정이 되고 있다.

부모들의 건강에 관한 전폭적인 관심 역시 아이들이 잘 자라게 한 원동력이다. 국가적으로는 전국민의 의료보험 시행이 아이들을 질병으로부터 해방이 되는 하나의 밑거름이 아닐까 한다.

필자의 아버지는 직업 군인이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필자의 초등학교 시절만 해도 주위에 사소한 질병은 시간이 약이라는 생각으로 그냥 참고 지내는 경우가 허다했다.

주위에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의료기관도 별로 없었고 의료보험 제도 자체가 없었기 때문에 돈이 없어 사소한 질병은 참고 견디는 것이 관례였다.

다행스럽게도 필자의 가족들은 아주 적은 비용으로 군인 병원을 이용할 수 있었고 초기의 제한된 의료보험의혜택도 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그런 것도 한 두 번이지 사소한 질병은 정말 참고 지내거나 시간이 약이었다. 군인 병원에 가는 것도 절차도 까다롭고 거리도 너무 멀었다. 한번 다녀오려면 하루를 몽땅 소비해야 할 정도 였다. 그 당시에 돈이 없어 병원을 쉽게 갈 수 없는 경우 요즘 의료보험증과 유사한 형태의 증명서를 빌려주기도 하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 당시의 열악한 의료 환경과 경제적인 문제는 성장기의 청소년에게 단지 자연치유력에만 의존하도록 강요하는 경우가 많았다.

경제적인 여유가 생기고 건강에 관한 관심이 날로 늘어가면서 아이들은 질병의 고통에서 어느 정도는 자유로워 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종합적인 판단으로 키의 유전적인 소인을 약 20%로 규정하는 데 전적으로 동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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