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봄 불청객' 춘곤증 내쫓기… 휴식 보다는 운동을 하라

중앙일보

입력

날씨가 점점 풀리면서 춘곤증을 호소하는 이들이 생기고 있다. 온종일 나른하고 피곤해 업무능률이 떨어진다거나 입맛이 없어 애를 먹기도 한다.

졸음운전을 하거나 늦잠을 자다 지각하기도 한다.

해마다 봄이면 반복되는 춘곤증은 왜 생기는 것일까. 춘곤증은 계절변화에 따른 신체리듬의 저하로 해석된다.

겨울내 움츠렸던 근육이 따뜻한 날씨로 이완되고 일조량이 늘어나면서 생체시계의 태엽 역할을 맡고 있는 멜라토닌 호르몬의 분비량이 줄어든데 원인이 있다.

여기에 결혼.입학.취업.이사 등 집안의 대.소사가 봄에 몰려 있어 육체적.정신적 스트레스가 가중되는 것도 춘곤증을 부추기는 원인이다.

한의학적 관점에선 봄을 음양오행상 목(木)으로 해석한다. 이 경우 목과 상치되는 토(土)의 기운이 쇠하기 쉽다는 것.

토는 한의학적으로 소화기관에 해당하는 비위(脾胃)를 의미한다. 즉 소화불량 등 위장이 나쁜 사람에게 춘곤증이 유독 심할 수 있다고 본다.

춘곤증을 효과적으로 이길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일단 운동이 가장 권장된다. 운동이 어려우면 맨손체조도 좋다. 운동을 통해 근육을 워밍업시켜주는 것이 겨울 내내 위축됐던 생체리듬을 정상적으로 돌려놓을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피곤할수록 움직이지 않는 이른바 휴식이 좋다는 잘못된 인식. 춘곤증에서 오는 피로는 근육에서 비롯된 것이라기보다 호르몬과 신진대사 등 생체리듬의 변화에서 온 것이므로 몸을 많이 움직일수록 오히려 좋아진다.

비타민도 권장된다. 춘곤증을 이기기 위해 권장되는 비타 민은 인체를 자동차에 비유할 때 연비(燃比)향상제 역할을 맡고 있는 비타민B 계열.

비타민 A.C.E 등 이른바 항(抗)산화비타민은 노화방지 등에 효과적이지만 춘곤증엔 신진대사를 향상시키는 비타민 B가 좋다.

비타민 B는 현미 등 도정(搗精)이 안된 곡류에 많지만 춘곤증이 심할 땐 알약의 형태로 복용해도 좋다. 냉이.달래.쑥 등 비타민이 풍부한 봄나물로 식단을 꾸며보는 것도 입맛을 올리는데 도움이 된다.

단백질을 섭취하는 것도 중요하다. 단백질은 신진대사를 주관하는 효소와 근육의 원료물질이기 때문이다.

과량 섭취시 체내에 저장이 되는 지방.탄수화물과 달리 단백질은 많이 섭취할 경우 잉여분이 모두 배설된다.

하루 필요한 평균 단백질 양은 30g 내외. 4명의 식구가 고기 한 근(6백g)을 사서 하루 만에 다 먹어버리는 것보다 하루 1백20g씩 5일에 걸쳐 나눠 섭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커피나 녹차 등 카페인을 이용하는 것도 하루 두세잔 이내라면 나쁘지 않다.

카페인은 대뇌 등 중추신경을 자극해 업무능률을 향상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저녁식사 이후 마시는 카페인 음료는 숙면을 방해하므로 삼가야 한다.

한의학에선 보중익기탕이 권장된다. 이는 황기.인삼.백출.감초 등 8개 한약재를 넣어 만든 탕재. 봄철에 떨어진 토의 기능을 끌어올리는데 도움이 된다.

소화불량 등 소화기 계통이 약한 사람이라면 삼출건비탕이 추천된다.

◇도움말 주신 분=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신호철 교수, 청정한의원 안상욱 원장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