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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고전 대신 '롤' 게임전, 이대는 134년만에 첫 온라인 축제

중앙일보

입력

이화여대는 지난달 온라인으로 축제를 개최했다. [이화여대 총학생회 유튜브]

이화여대는 지난달 온라인으로 축제를 개최했다. [이화여대 총학생회 유튜브]

“온라인으로 대동제를 진행한 건 134년 만에 최초예요.”

매년 5월마다 축제를 했던 이화여대는 지난달 15일부터 3일간 '온라인 축제'를 개최했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축제를 위해 학생회는 별도의 사이트를 개설해 동아리 공연 영상을 올리고, 학생들이 직접 만든 물품을 판매할 수 있는 창구를 만들었다. 연세대와 고려대도 오프라인 연고전을 취소한 대신 온라인 게임 전을 열기로 했다. 게임종목은 ‘리그오브레전드’, ‘오버워치’, ‘카트라이더’ 등으로 오는 16일 결승전을 연다.

대학들은 1학기까지만 해도 코로나 19 여파로 다양한 축제를 취소했다. 학생회 행사도 중단했다. 하지만 2학기까지 코로나 19 확산 세가 멈추지 않자 학생들은 오히려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해 ‘슬기로운 비대면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서울대, 매주 ‘줌 마피아 게임’ 대회 개최

서울대 사회대에서 기획한 줌마피아게임과 어몽어스 대회 포스터. [이현성씨 제공]

서울대 사회대에서 기획한 줌마피아게임과 어몽어스 대회 포스터. [이현성씨 제공]

서울대 사회대 학생회는 온라인 화상채팅프로그램 줌(ZOOM)을 이용해 ‘줌마피아게임’과 ‘어몽어스 게임’ 대회를 열었다. 이 대회는 8월 31일부터 지난달 20일까지 약 한 달간 이어졌다. 행사를 기획한 이현성(20)씨는 “2학기에도 비대면 수업이 이어지면서 친구들, 선후배들과 만날 기회가 적어 아쉬움을 토로하는 분들이 많았는데, 엠티에 가면 자주하는 마피아 게임을 줌으로 해보자는 생각에 '줌마피아게임' 대회를 개최했다”며 “특히 캠퍼스생활을 제대로 하지못한 새내기들의 만족도가 높았다”고 전했다. 또 이 씨는 “게임을 하면서 만난 일부 구성원들은 대회가 끝난 후에도 ‘계속 같이 게임을 하자’고 하는 등 친목을 다질 기회를 가져서 좋았다”고 말했다.

카톡방탈출게임은 오픈채팅방 메인화면에 제시된 문제를 풀고, 정답을 입력해야만 채팅방에 입장할 수 있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김지원, 이지민씨 제공]

카톡방탈출게임은 오픈채팅방 메인화면에 제시된 문제를 풀고, 정답을 입력해야만 채팅방에 입장할 수 있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김지원, 이지민씨 제공]

카카오톡 메신저를 이용한 ‘카톡 방탈출’게임도 인기다. 서울대 총학생회와 이화여대, 한양대, 건국대 단과대 등은 카톡방탈출 대회를 열고 최종 우승하는 학생들에게 상품을 지급했다. 건국대 미래에너지공학과 이지민(21) 대표는 “코로나19가 퍼지기 전, 방탈출카페가 유행이었던 것에 착안해 카톡 방탈출 게임을 기획했다”며 “사실 비대면 수업이 이어지면서 학생회 활동을 하기도 막막했는데, 막상 비대면 행사를 개최하고 나니 학생들의 반응이 기대 이상으로 좋았다. 다른 행사들도 더 많이 시도해볼 것”이라고 전했다.

‘줌개팅’, ‘온라인 백일장’ 열리기도 

이화여대 약학대에서 매년 열리는 '이약인의 밤' 행사 포스터. 올해는 온라인행사로 대체했다. [이화여대 약학대 학생회 제공]

이화여대 약학대에서 매년 열리는 '이약인의 밤' 행사 포스터. 올해는 온라인행사로 대체했다. [이화여대 약학대 학생회 제공]

이화여대 약학대는 선후배가 1:1로 줌을 통해 만나는 ‘줌개팅’을 기획했다. 김제원(26), 김지영(25) 공동대표는 “학생들에게 내려진 미션은 ‘줌으로 영
상통화 30분 하기’였는데 무려 3시간 동안 통화한 선후배들이 있어 모두가 놀랐다”며 “참여한 학생들이 ‘좋은 인연을 만들어줘서 고맙다’고 해 뿌듯했다”고 말했다. 그 외에도 인스타그램을 통한 음악 맞추기, 스승의 날 맞이 삼행시대회, 온라인 백일장 등을 기획해 학내 구성원들과 꾸준히 소통하고 있다.

학생회 측은 “올해 초 코로나 때문에 새내기 배움터 등이 다 취소돼 신입생들이 학교에 한창 적응할 시기인데 동기들, 선배들과 함께할 행사가 없다는 게 너무 마음이 안 좋아 얼굴이라도 익힐 기회를 만들어주고 싶었다”며 “생각보다 반응이 좋아 힘을 내 더 다양한 행사를 기획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각종 행사를 기획한 학생대표들에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을 묻자 이들은 학교 구성원들을 향한 응원의 메시지를 남겼다.

온라인행사에 참여한 이화여대 약학대 학생들의 소감. [이화여대 약학대 학생회 제공]

온라인행사에 참여한 이화여대 약학대 학생들의 소감. [이화여대 약학대 학생회 제공]

“코로나로 모든 계획이 틀어지고, 집에만 오래 있어 우울한 친구들이 많겠죠. 조금만 버티면 예전처럼 생활할 날이 금방 돌아올 거라고 믿습니다. 다들 건강하게 만나는 날까지 힘내봐요. 화이팅” (김제원 공동대표)

“비대면 수업이 진행된 지 벌써 반년이 넘어가고 날씨도 선선해지고 있어요. 너무 아쉬운 한해입니다. 하지만 모두 각자 자리에서 잘 적응해가고 있으리라 믿어요. 언제나 여러분의 빛나는 청춘을 응원합니다.” (김지영 공동대표)

김지아 기자 kim.ji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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