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산업 30조원 보조금 지원…부러운 美 의회 초당적 협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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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공화당과 민주당 상·하원이 협력해 초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자국 반도체 산업 지원 법안이 조만간 미 의회를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 약 250억 달러(약 29조3000억원) 규모의 연방 보조금을 미국 반도체 산업에 투입하는 것을 골자로 한 법안이다.

미국 반도체산업협회(SIA)는 지난 16일 보스턴컨설팅과 함께 연방정부의 인센티브가 미국의 반도체 경쟁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SIA 홈페이지 캡처〉

미국 반도체산업협회(SIA)는 지난 16일 보스턴컨설팅과 함께 연방정부의 인센티브가 미국의 반도체 경쟁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SIA 홈페이지 캡처〉

공화당-민주당, 상·하원 공동 협력  

28일 블룸버그와 니혼게이자이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의회는 상원과 하원에서 각각 발의된 반도체 지원 법안을 하나로 묶는 마무리 과정을 밟고 있다. 앞서 지난 6월 존 코닌 공화당 상원의원과 마크 워너 민주당 상원의원이 공동으로 특별 지원법을 발의했고, 직후 하원에서도 마이클 맥컬 공화당 의원과 도리스 마츠이 민주당 의원이 유사한 법안을 공동 발의했다. 상·하원과 양당이 공동 추진하는 법안이어서 의회를 통과해 2021년 회계연도(2020년 10월~2021년 9월) 예산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이 법안은 미국 내 반도체 공장과 연구시설을 짓는데 연방정부가 150억 달러의 기금을 조성해 지원하고, 안보상 중요한 반도체 생산에 50억 달러, 반도체 미세화 공정 기술 연구 등에 50억 달러를 지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미국 반도체산업협회(SIA)는 자국 반도체 산업에 대한 연방정부의 보조금과 세금 감면을 요구하는 보고서와 성명을 지속적으로 발표해 왔다. 〈SIA 홈페이지 캡처〉

미국 반도체산업협회(SIA)는 자국 반도체 산업에 대한 연방정부의 보조금과 세금 감면을 요구하는 보고서와 성명을 지속적으로 발표해 왔다. 〈SIA 홈페이지 캡처〉

연방정부 지원 지속 요구해온 반도체 업계에 화답 

미 의회의 이번 반도체 지원 법안은 자국 업계의 지속된 요구에 화답하는 형식이다. 미국 반도체 업계를 대변하는 반도체산업협회(SIA)는 그동안 트럼프 행정부의 화웨이 제재 등 수출 통제에 반대하는 성명을 내면서도, 줄곧 연방정부 차원의 인센티브 지원을 요구해 왔다. 지난 6월 SIA는 ‘스파킹이노베이션'(Sparking Innovation))’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370억 달러(43조4000억원)의 연방 보조금 지원을 요구한 바 있다. SIA는 이 보고서에서 “미 연방정부가 반도체 연구·개발(R&D)에 투자하는 비용 1달러당 국내총생산(GDP)이 16.5달러 상승한다”고 주장했다. SIA는 지난해 4월에도 연방 의 반도체 투자 확대를 요구하는 내용을 담은 ‘미래의 승리: 반도체 기술에서 미국의 리더십을 유지하기 위한 청사진’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냈다.

“연방정부 보조금=미국 기술 리더십 회복” 

SIA는 반도체 지원 법안의 의회 통과가 유력해진 지난 16일에도 보스턴컨설팅과 공동 연구를 통해 '정부 인센티브와 미국의 반도체 제조 경쟁력'이라는 제목의 보고서 발표했다. 보고서는 “미국에 본사를 둔 기업이 전 세계 반도체 매출의 48%를 차지하지만, 제조 능력은 12%에 불과하다”며 “연방정부가 500억 달러를 투자하면 향후 10년간 미국 내에 19개의 새로운 반도체 공장을 세우고 7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태윤 기자 pin2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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