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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두기 2.5단계때도 군복 걷었다···헌혈 힘보탠 23만 장병

중앙일보

입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으로 헌혈량이 급감한 가운데 군부대의 단체 헌혈이 부족분을 채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대한적십자사 혈액관리본부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이달 14일까지 헌혈에 참여한 국군 장병은 23만 4411명으로 지난해 21만 4889명보다 1만 9522명(9.1%) 증가했다. 같은 기간 총 헌혈 건수는 168만 4440건으로 지난해 183만 82건보다 14만 5642건(8%) 줄었다.

지난 8월 마스크를 쓴 채 헌혈을 하고 있는 공군 병사. [사진 부대 제공]

지난 8월 마스크를 쓴 채 헌혈을 하고 있는 공군 병사. [사진 부대 제공]

군부대 헌혈은 사회적 거리 두기 2.5단계가 시행된 8월에도 이어졌다. 대한적십자사에 따르면 지난 8월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단체헌혈 취소가 급증하는 상황에도 군부대에서는 1만 5천여 명의 장병이 헌혈에 참여했다. 대한적십자사 관계자는 "지난 8월엔 사실상 모든 단체 헌혈이 취소됐다"며 "그런 와중에 장병들은 방역 지침을 준수하면서 헌혈을 이어가 혈액 보유량 유지에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또한 "국군 장병 헌혈은 군인 수 감소에 따라 지난 3년간 크게 줄어드는 추세였다"며 "올해 혈액량이 9%나 올랐다는 것은 코로나19 라는 국가 위기 상황에서 장병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준 것"이라고 전했다.

국방부는 "국방부와 각 군은 '사랑의 헌혈 운동 캠페인', '헌혈 릴레이' 등 다양한 방법으로 단체 헌혈에 동참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방부 관계자는 "최소한의 감사 의미로 장병들에게 헌혈기념품을 주지만 군 단체 헌혈 참여는 장병들의 자발적인 참여에 의한 것"이라며 "군부대는 국가적으로 혈액이 부족한 경우 헌혈을 참여할 수 있는 여건을 보장한다"고 말했다.

혈액관리본부는 사회적 거리 두기 2단계 유지와 다가오는 추석 연휴로 혈액 수급은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했다. 반대로 혈액 필요량은 의료계 집단휴진 중단으로 다시 늘 것이라는 예측이다. 혈액관리본부 관계자는 "군 장병들처럼 헌혈에 동참해주시는 분들이 있지만, 평소보다 많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수혈이 필요한 환자들을 위해 지속적인 헌혈 참여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헌혈자는 감소하고 혈액사용량은 증가하는 현재 추세가 이어져 일일 혈액보유량이 3일대까지 떨어지면 재난·대형사고 발생 시 심각한 혈액 수급 위기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10일 오후 서울 노원구 대한적십자사 서울동부혈액원에서 'O형' 혈액을 정리하는 직원. 대한적십자사에 따르면 '일일 혈액보유량'은 15일 0시 기준 4.1일분까지 떨어졌다. 적정 혈액보유량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매일 약 5천500명의 추가 헌혈이 필요하다. 연합뉴스

지난 10일 오후 서울 노원구 대한적십자사 서울동부혈액원에서 'O형' 혈액을 정리하는 직원. 대한적십자사에 따르면 '일일 혈액보유량'은 15일 0시 기준 4.1일분까지 떨어졌다. 적정 혈액보유량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매일 약 5천500명의 추가 헌혈이 필요하다. 연합뉴스

편광현 기자 pyun.gwa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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