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확진 4000명 쏟아지자 …이스라엘, 결국 2차 전국 봉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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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두 번째로 전국을 봉쇄한다. 13일(현지시간) 가디언, 뉴욕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이스라엘의 봉쇄는 유대인의 새해 연휴 '로쉬 하샤나'가 시작되는 오는 18일부터 다음달 9일까지 3주간 진행된다. 최근 하루 확진자 수가 4000여 명에 달하자 내린 조치다.  

집에서 500m 이내 머물러야 #경제적 비용 2조원 넘을 듯 #이란 누적 확진 40만명 넘어

가디언은 이스라엘이 코로나 재확산으로 전국 단위의 재봉쇄령을 내린 첫 번째 국가라고 전했다. 이번 조치에 따라 사람들은 집에서 500m 이내에 머물러야 한다. 학교와 쇼핑센터는 문을 닫는다. 다만 약국과 슈퍼마켓은 운영한다. 

이스라엘에서 의료진이 코로나 진단 검사를 위한 검체를 채취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이스라엘에서 의료진이 코로나 진단 검사를 위한 검체를 채취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이스라엘은 앞서 지난 3월부터 두달 간 전국을 봉쇄했다. 이에 5월 하순 확진자가 한 자릿수까지 줄었으나 봉쇄를 완화하면서 6월부터 다시 확진자가 늘었다. 당시 경제활동을 너무 빨리 재개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지금까지 이스라엘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15만3000여 명, 누적 사망자는 1108명이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의료진이 감염자가 계속 증가할 경우 의료체계에 과중한 부담이 가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전했다. 이어 "봉쇄 조치로 우리 모두가 큰 대가를 치른다는 것을 안다"면서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지만, 이번 휴일은 대가족으로 치르기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스라엘 내에선 경제를 이유로 이같은 재봉쇄 결정을 반대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이번 봉쇄로 인한 이스라엘의 경제적 비용은 약 65억 세켈(약 2조2218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지난 3월 시행된 두달 간의 봉쇄 여파로 이스라엘의 실업률은 두 자릿수로 치솟았다. 이스라엘 인간지 마아리브에는 전국 봉쇄령에 대해 "이제 막 고개를 들기 시작한 식당·호텔·소매점·쇼핑몰 등 비즈니스 부문에 대한 테러 공격이나 다름 없다"는 기고글이 실렸다.

또 이번 조치로 이스라엘에선 오는 27일 열리는 유대교 행사 '욤 키푸르'를 포함한 종교 축제도 열지 못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초정통 유대인 정당을 이끄는 야코프 리츠만 주택부 장관은 이번 봉쇄 조치에 강력히 항의하는 의미로 장관 자리에서 사임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스라엘과 같은 중동 국가인 이란의 코로나 확산세도 심각하다. 이란 보건부는 13일 이란의 코로나19 확진자가 전날보다 2089명 늘어 40만2029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로써 이란은 전 세계에서 12번째로 코로나 누적 확진자가 40만 명이 넘는 나라가 됐다.  

13일 세계보건기구(WHO)는 자체 집계 결과 지난 하루 동안 전 세계 신규 확진자가 30만7930명이 나와 하루 확진자로는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임선영 기자 youngc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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