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걸리, 암예방 갱년기 장애해소에 탁월

중앙일보

입력

`백익무해(百益無害)'라는 우리 전통술인 막걸리가 암예방과 갱년기 장애해소에 탁월하다는 연구결과가 제시됐다.

20일 신라대 식품영양학과 배송자, 김미향 교수가 `막걸리의 생리활성에 대한연구'에 따르면 막걸리가 암예방과 암세포 증식억제효과, 간손상 치료효과, 갱년기장애 해소 등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두 교수는 지난해 8월부터 숫쥐와 암쥐를 대상으로 해 숫쥐의 경우 복강내에 사염화탄소를 투여, 간손상을 일으키게 한 뒤 혈중 콜레스테롤 함량을 정상군의 76.8㎎/㎗보다 높은 88.7㎎/㎗로 만들어 막걸리 농축액을 투여한 결과, 정상치보다 낮은75.1㎎/㎗로 떨어지는 결과를 얻었다.

같은 방식으로 숫쥐의 혈중중성지방 함량을 조사한 결과, 정상일 때 62.1㎎/㎗이던 수치가 간손상 상태에서는 72.9㎎/㎗로 상승했으며, 이 상태에서 막걸리 농축액을 투여하자 정상치에 가까운 64.2㎎/㎗로 낮아졌다.

갱년기 장애해소 효과 연구를 위해 암쥐의 난소를 절제해 인위적으로 갱년기 장애를 유발한 뒤 막걸리 농축액을 투여한 결과, 갱년기 장애상태에서 85.5㎎/㎗까지 올라갔던 혈중 콜레스테롤 함량이 정상치인 75.5㎎/㎗로 돌아왔다.

두 교수는 이어 암예방 효과와 암세포 증식억제 효과실험에도 착수, 암세포에농축액을 첨가하는 세포실험을 실시해 막걸리의 탁월한 암예방 효과도 검증해냈다.

효소활성화 상태를 통한 효능관측법을 이용해 막걸리 농축액을 암세포에 50, 100, 150, 200㎎/㎗의 농도로 가했더니 시료를 넣지 않은 대조군을 1.0으로 했을 때보다 3.2배의 높은 암예방효과가 있다는 결과를 얻어냈다.

또 간암세포, 유방암세포, 자궁경부암세포에 100,200,300,400,500㎎/㎗의 농도로 농축액을 가한 결과, 500㎎/㎗농도를 첨가했을 때 60% 정도의 암세포 증식억제효과가 있다는 사실도 발견했다.

두 교수는 이번 연구과정에서 막걸리는 `꼭 흔들어 마셔야한다'는 탁주지도(濁酒之道)를 터득하는 또 하나의 소중한 연구결과를 얻었다.

대개 막걸리를 마실때 병 위쪽의 술만 마시고, 바닥의 찌꺼기를 버리기 쉽상이지만 두 교수는 인체에 유익한 효과를 나타내는 성분이 병 윗부분의 뜨는 액체가 아니라 바닥에 가라앉은 찌꺼지(농축액)에 있다는 막걸리의 진수를 찾아낸 것이다.

사제지간이기도한 두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를 통해 막걸리의 인체 효능을 미리 알고 애용해 온 선조들의 지혜에 탄복하게 됐다"며 "폭탄주와 회오리주 등 국적불명의 술 문화 대신 막걸리 등 민속주를 애용하는 주도문화가 정착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두 교수는 이달말께 연구결과 설명회와 함께 최종 연구보고서를 발간할 예정이다. (부산=연합뉴스) 신정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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