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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노동절 연휴, 마스크 안 쓰고 해변으로 몰렸다…5월 악몽 반복하나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미국에서 노동절 휴일(9월 첫째 월요일부터 3일간)을 맞아 해변 등 주요 휴양지가 관광객으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고 CNN 등 현지 언론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전문가 경고에도 곳곳 대규모 인파 #해변·나이트 클럽서 파티·모임 이어져 #마스크 착용, 사회적 거리두기 안 지켜 #전문가, “연휴 한달 뒤, 코로나 확진 급증”

노동절 연휴 전날인 6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산타모니카 해변에 몰려든 사람들. 피서객 상당수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고, 사회적 거리 두기도 지켜지지 않았다. [AFP=연합뉴스]

노동절 연휴 전날인 6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산타모니카 해변에 몰려든 사람들. 피서객 상당수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고, 사회적 거리 두기도 지켜지지 않았다. [AFP=연합뉴스]

지난 주말 여객기 탑승객, 코로나 이후 최다 

외신에 따르면 미 공항은 노동절 연휴 전 주말부터 휴가지로 떠나는 사람들로 붐볐다.

CNN이 미 교통안전국(TSA)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 주말인 5일에만 약 100만 명이 여객기에 탑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탑승객 수인 220만 명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지만, 지난 3월 코로나19 사태 이후로는 가장 많았다.

고속도로는 해변으로 향하는 차량으로 몸살을 앓았다. 플로리다 클리어워터 비치 인근 도로는 온종일 차량 정체가 빚어졌고, 데이토나 비치는 오전 10시가 되기도 전에 주차장이 가득 찼다. 데이토나 비치 해양 구조대는 결국 이날 해변 출입구를 임시 폐쇄했다.

지난 6일 플로리다주 클리어워터 비치로 향하는 차량 행렬. [트위터@ThuyLanWTSP]

지난 6일 플로리다주 클리어워터 비치로 향하는 차량 행렬. [트위터@ThuyLanWTSP]

마스크 안 쓰고, 사회적 거리 두기도 지키지 않아   

샌프란시스코 오션 비치에서는 연례행사인 ‘버닝맨’ 기념 축제가 열렸다. 파티에 참석한 1000여명의 사람은 사회적 거리 두기를 무시한 채 몸을 부딪치며 춤을 췄다. 마스크를 착용한 사람도 보이지 않았다. 결국 샌프란시스코시는 해변 주차장을 폐쇄하고 관광객 통제에 들어갔다.

캘리포니아 산타모니카 비치와 사우스캐롤라이나 머틀 비치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외신 사진을 보면 해변을 따라 햇빛 가리개가 줄지어 늘어서면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6일 밤 샌프란시스코 오션 비치에서 열린 '버닝맨' 축제에 모인 사람들. [페이스북 Andrea Burgess 캡처]

6일 밤 샌프란시스코 오션 비치에서 열린 '버닝맨' 축제에 모인 사람들. [페이스북 Andrea Burgess 캡처]

이런 가운데 머틀 비치의 리조트타운은 코로나19로 휴장했던 실내 라이브 콘서트장을 재개장했다. 수용 인원을 줄이긴 했지만 콘서트장은 최대 수용 인원 250명으로 꽉 찼다고 포브스는 전했다.

대학생은 개강·노동절 파티 

가을학기를 맞아 문을 연 대학 캠퍼스도 비상이다. 학생들이 개강과 노동절 기념 파티를 열면서다. 인디애나 대학교 학생 수십 명은 보트에서 행사를 열었고, 뉴욕대 학생들은 인근 공원에서 파티를 개최했다. SNS에는 학생 수 백명이 모여 춤을 추는 모습이 찍힌 영상이 돌아다녔다.

영상을 보면 파티에 참석한 학생 상당수가 마스크를 쓰지 않았고, 사회적 거리 두기도 지키지 않았다. 학교 측은 파티를 연 학생 20명에게 정학 통보를 내려야 했다.

노동절 연휴가 시작된 5일 뉴욕대학교 학생들이 학교 인근에서 연 파티. 학생들이 음악에 맞춰 춤을 추고 있다. [트위터 @DataInput 캡처]

노동절 연휴가 시작된 5일 뉴욕대학교 학생들이 학교 인근에서 연 파티. 학생들이 음악에 맞춰 춤을 추고 있다. [트위터 @DataInput 캡처]

이 밖에도 애틀랜타에서 유명 래퍼가 나이트클럽에서 파티를 주최하는 등 노동절 마지막 날인 9일까지 각 지역 곳곳에서 노동절 연휴 모임과 파티가 이어질 예정이다.

5월 연휴보다 심각…가을 독감 시즌도 다가와

노동절 연휴가 코로나19 재확산의 새 고비가 되면서 미국 보건 당국의 걱정은 날로 늘어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난 5월 메모리얼 데이와 7월 독립기념일 때보다 상황이 심각하다고 보고 있다. 메모리얼 데이 연휴 기간 일일 평균 확진자 수는 2만2000명 수준이었으나 현재는 일일 평균 4만 명의 확진자가 나오고 있다.

지난 5월 24일 미국 메모리얼데이 연휴를 맞아 미주리주 오자크 호수 인근 수영장에 인파가 몰렸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5월 24일 미국 메모리얼데이 연휴를 맞아 미주리주 오자크 호수 인근 수영장에 인파가 몰렸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에서는 5월과 7월 연휴 느슨해진 방역 조치로 일일 평균 확진자 수가 6만5000에서 7만 명까지 치솟았다. 보건 전문가들은 현재 일일 확진자가 넉달 전보다 많은 만큼 노동절 이후 확진자 증가 속도는 더 빠를 것이라고 우려했다. 실제 CNN에 따르면 이미 7일 16개 주에서 코로나19 확진 사례가 전날보다 10% 이상 증가했다.

밴더빌트 의과대학 윌리엄 샤프너 박사는 “노동절 연휴 이후가 두렵다”며 "한 달 뒤 가을 독감 시즌까지 겹치면 5월과 7월의 악몽이 되살아날 수 있다"고 말했다.

8일 기준 미국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648만5575명, 누적 사망자는 19만3534명으로, 전 세계에서 가장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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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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