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21개주에서 메모리얼 데이(5월25일) 연휴 이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에서는 메모리얼 데이 연휴 당시 수영장 등 주요 휴양지가 인산인해를 이뤄 코로나19 재확산 우려가 나온 바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우려가 현실이 됐다”고 지적했다.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25일부터 7일까지 약 13일간 코로나19 감염 사례가 증가한 주는 모두 21곳에 달했다. 확진자 증가세는 주로 텍사스·노스캐롤라이나·사우스캐롤라이나·아칸소·미시시피 등 남부 지역과 유타·뉴멕시코·애리조나 주 등 서부 지역에 집중됐다.
증가세가 가장 뚜렷한 곳은 유타와 뉴멕시코다. 지난주 감염자 수가 전주 대비 40% 증가했다. 남서부 애리조나에서도 코로나19 입원 환자 수가 전주 대비 49% 늘었다.
남부지역에서도 확진자가 급증했다. 5월 초부터 야외 바·휴양지 등의 봉쇄를 풀고 경제활동 재개에 들어간 텍사스 주의 경우 코로나19 입원환자 수가 메모리얼 데이 이후 이날까지 36%가 증가했다.
각 주는 확진자 증가가 최근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에서 촉발된 대규모 시위나 코로나19 검사 수 확대와는 관계가 없다고 밝혔다. 뉴멕시코의 경우 신규 확진자 절반이 오테로 카운티의 한 교도소에서 발생했고, 유타주에서는 육류가공 공장을 중심으로 확진자가 발생했다. 새크라멘토 카운티의 올리비아 카시리 보건국장도 최근 코로나19 감염자 다수가 생일파티나 장례식 같은 가족 모임을 통해 감염됐다고 말했다.
미 남서부지역의 확진자 수가 증가세로 돌아서며 코로나19 재확산 우려는 더 커지고 있다. 지난달 25일 메모리얼 데이 연휴를 기점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소홀해진 게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이미 메모리얼 데이 연휴 당일 대부분의 주의 휴양지에 수많은 사람이 모이면서 코로나19 재확산 우려가 나왔었다. 관광객 상당수는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야외 바와 수영장에 몰렸고, 해변 곳곳에서 파티를 여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에 미 보건당국이 “매우 걱정된다”며 “사회적 거리 두기는 절대적으로 중요하며 마스크라도 꼭 쓰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지난달 30일에는 미주리주의 오자크 호수 인근에서 벌어진 수영장 파티 참석자가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으면서 보건당국을 긴장시켰다.
10일 기준 미국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204만5715명, 사망자는 11만4151명이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