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는 하나님의 심판" 설교한 교회서 확진 38명 나왔다 [영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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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6일 오전 집단 감염이 발생한 인천 서구 주님의 교회 모습. 뉴스1

지난 26일 오전 집단 감염이 발생한 인천 서구 주님의 교회 모습. 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한 인천 서구 주님의교회 목사가 지난달 예배에서 “코로나19 사태는 하나님이 심판한 것”이라고 발언한 것으로 나타나 논란이 일고 있다. 31일 현재 이 교회에서는 목사를 포함해 신도 등 38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주님의교회 홈페이지에는 이날 이 교회 목사 A씨가 지난달 29일 설교한 ‘예수님의 얼굴, 하나님의 얼굴’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와 있다. A 목사는 이날 예배 중 설교에서 “동성연애자, 사이비 이단 이런 데서 (코로나19)바이러스가 나왔다”며 “코로나19로 수많은 사람이 죽어서 안타깝지만, 하나님이 심판한 것이고 경고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QR코드를 이용하면 중국으로 정보가 다 넘어간다고 한다. (코로나 19) 백신을 개발하면, 백신을 맞은 사람은 백신 안의 그 사람의 유전자까지 다 조작될 수 있고 그 사람의 정신과 육체까지 다 조종당할 수 있다. 결국에는 인간을 통제하는 쪽으로 가게 되어 있다. 그래서 백신 맞으면 안 된다고 이야기한다”며 설교를 이어갔다.

이에 대해 이 교회 관계자는 “목사님 설교 내용은 코로나 19 확산이 거세지니까 경각심을 갖자는 취지에서 한 말로 알고 있다”고 해명했다.

주님의 교회에서는 지난 22일 처음으로 확진자가 나온 이후 24일과 25일 각각 2명이 확진된 데 이어 26일에 26명이 확진되는 등 무더기 감염이 이어졌다. A 목사도 지난 26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조사결과 이 교회는 지난 16일까지 대면 예배를 진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162명의 교인이 주일마다 1·2차로 진행된 예배에 참석했다. 지난 19일 수요 예배는 진행하지 않았고, 지난 23일 주일 예배는 온라인으로 대체했다.

방역 당국은 지난 26일 교회를 폐쇄하고 교인 전체를 상대로 검체검사를 진행했다. 31일 오전 9시 기준 이 교회 관련해 교인과 가족 등 38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방역 당국은 이 교회 관련 지표환자로 추정되는 B씨(71)가 지난 15일 집회가 열린 서울 광화문 부근을 다녀간 사실을 파악하고 정확한 감염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한편 이날 인천에서는 서구에 사는 70대 남성 등 12명이 추가로 코로나 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인천시 내 누적 확진자는 31일 오전 9시 기준 731명으로 늘었다.

심석용 기자 shim.seok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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