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년전 기자 이낙연, 김종인 덕 특종...눈길끄는 둘의 인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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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당선으로 미래통합당과 색다른 여야 관계가 형성될지에 관심이 쏠린다. 김종인 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과의 40년 인연이 회자하면서다.

두 대표 인연에 협치 복원 기대 #주호영 “176석 횡포 중단해야”

두 사람의 인연은 이 대표가 신문기자이던 1980년대 초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난달 한 인터뷰에서 이 대표는 “1982년 가을 전두환 정부가 금융실명제를 연기할 것 같다는 기사를 1면 톱으로 썼는데, 그 기사 출처가 김 위원장”이라며 “밤에 아파트에 갔는데 김 위원장이 술술 얘기해 주시더라”고 했다. 이어 “그 인연을 본인도 기억하시고 후배로 많이 아껴주셨으니 이번에도 많이 알려주실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17대 국회에선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측과 호남 신주류 세력이 열린우리당을 창당하고 떠난 뒤의 새천년민주당에서 이 대표가 원내총무(원내대표), 김 위원장이 당 부대표로 호흡을 맞췄다.

지난 4·15 총선 직전엔 서울 종로 후보였던 이 대표가 통합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 수락 여부를 고심하던 김 위원장을 찾아 “이번에 저쪽(미래통합당)으로 안 가실 거죠?”라고 물었다고 한다. 이에 김 위원장은 “나한테 그런 거 묻지 마셔”라고 확답을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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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당에서도 “민주당 시절 공천 문제로 악연이 있었던 이해찬 전 대표 체제와는 상황이 다를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 이 대표는 당 대표 수락 연설에서 “통합당이 정강·정책을 바꾸고 극단적 세력과 결별한다고 한다”며 “협치가 의외로 쉬워질 것이란 기대도 있는데 김 위원장을 곧 뵙고 그런 말씀을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는 30일 페이스북에 “야당의 기대 역시 작지 않다”면서도 “1987년 체제 이후 지켜 온 국회 원 구성의 원칙이 다 허물어졌다. ‘176석 정당’의 횡포, 이 정도에서 중단하라”고 지적했다.

김기정 기자 kim.ki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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