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오피스텔발 집단감염...그들은 왜 102동 209호에 갔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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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부산 연제구 선별진료소를 찾은 시민이 코로나19 검사를 위한 검체를 채취하고 있다. 뉴스1

20일 부산 연제구 선별진료소를 찾은 시민이 코로나19 검사를 위한 검체를 채취하고 있다. 뉴스1

부산시 연제구 연산동 한 오피스텔을 방문했던 이들 중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잇따라 나오면서 집단감염 우려가 커지고 있다. 부산시는 이 오피스텔의 주소까지 공개하며 방문자에게 코로나19 진단검사를 권고하고 나섰다.

부산 285번 환자 관련 확진자 8명 중 5명 동선 겹쳐 #“확진자 방문 목적 밝히기 꺼려…다단계사업 의심” #보건당국 오피스텔 주소 공개…“방문자 검사 필요”

 부산시 보건당국이 30일 공개한 코로나19 확진자 동선에 따르면 부산 285번, 288번, 290번, 291번, 292번 환자 등 이날까지 모두 5명이 연제구 연산동 SK뷰 1단지 오피스텔 102동 209호를 지난 17~28일 방문했다. 다중이용시설이 아닌 오피스텔에서 집단감염이 일어난 것이다.

 부산시 연제구보건소 관계자는 “해당 오피스텔이 어떤 곳이며 확진자들이 왜 그곳에 갔는지 아직 드러나지 않았다”며 “확진자들이 이곳에 모인 이유에 대해 명확히 밝히길 꺼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자신의 치료도 중요하지만, 주변인들에게 자신의 동선 등이 드러나는 것을 피하고 싶어서인 것 같다. 부산시에서 역학조사를 통해 정확한 방문 이유를 조사 중”이라고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확진자 중 한 명이 ‘주식 공부를 위해 모였다’는 취지로 진술하긴 했지만, 상호도 없고 사업자등록도 안 된 곳이어서 다단계 판매업 등 불법적인 목적으로 운영하는 곳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이 오피스텔에 불특정 다수의 사람이 드나들면서 확진자들과 접촉했다면 감염자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이 오피스텔을 들렀다가 최초로 확진 판정을 받은 285번 환자와 관련된 확진자는 사흘간 모두 8명이다. 모두 60~70대 남녀로 알려졌고 부부인 경우도 있었다. 이 중 5명이 같은 오피스텔을 방문한 것으로 파악됐다.

 보건당국은 이날 오후 5시 16분쯤 부산 지역에 공공안전경보를 발송해 이 오피스텔의 주소를 공개했다. 보건소 관계자는 “확진자 5명의 동선이 겹치는 곳이어서 방문자에 코로나 진단 검사를 받으라고 알리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2006년 준공한 연산동 SK뷰 아파트는 오피스텔 용도로 1~4층에 총 72세대를 두고 있다. 거실과 침실 공간이 나뉘어 있고 주방이 거실에 연결돼 있다.

 한편 부산 지역에선 30일 0시 기준 4명이 코로나19 추가 확진 판정을 받아 누적 확진자는 295명으로 늘어났다. 현재 207명이 완치 판정을 받았고 85명이 치료 중이다. 누적 사망자는 3명으로 집계됐다.

부산=황선윤 기자, 김정석 기자
suyohw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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