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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현, 6이닝 1실점 비자책 호투…야수 실책으로 2승 불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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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투하는 세인트루이스 김광현. [AFP=연합뉴스]

역투하는 세인트루이스 김광현. [AFP=연합뉴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김광현(32)이 두 경기 연속 호투했다. 승리와 연을 맺지 못했지만, '선발 김광현'의 장점을 고스란히 보여줬다.

김광현은 28일(한국시각) 미국 세인트루이스 부시스타디움에서 열린 메이저리그(MLB) 피츠버그 파이러츠와 홈 더블헤더 1차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3피안타 1볼넷 3탈삼진 1실점(비자책점)을 기록했다. MLB 데뷔 첫 승을 올린 23일 신시내티 레즈전(6이닝 무실점)에 이어 다시 6이닝을 자책점 없이 던졌다.

강하고 안정적이었다. 피안타 3개 가운데 장타는 하나도 없었다. 투구 수 80개 가운데 52개가 스트라이크. 직구 최고 구속은 시속 90마일(약 145㎞) 언저리였지만, 고속 슬라이더와 느린 커브를 적절히 섞어 노련하게 완급을 조절했다. 현역 최고 포수 야디에르 몰리나가 사인을 내면 곧바로 투구 동작을 시작하는 '초고속 인터벌'도 여전히 인상적이었다.

연승도 충분히 가능한 성적인데, 시즌 2승은 불발됐다. 1-1로 맞선 7회 초 불펜으로 교체돼 승패 없이 물러났다. 내야진 실책 두 개 가운데 하나가 실점으로 이어진 탓이다. 타선의 득점 지원도 받지 못했다. 그래도 수확은 충분했다. 12이닝 무자책 행진으로 시즌 평균자책점을 1.69에서 1.08로 낮췄다. 선발 세 경기 평균자책점으로 범위를 좁히면 0.57(15와 3분의 2이닝 1자책점). MLB 특급 투수 못지않다.

피츠버그는 이날 김광현을 상대하기 위해 선발 라인업 9명 가운데 8명을 오른손 타자(스위치 히터 1명 포함)로 채웠다. 그럼에도 김광현은 차곡차곡 아웃 카운트를 쌓아나갔다. 1회 초 선두타자 에릭 곤살레스에게 중전 안타를 내줬지만, 콜 터커를 우익수 플라이로 아웃시켰다. 다음 타자 케빈 뉴먼의 라인드라이브 타구는 3루수 브래드 밀러가 다이빙 캐치로 낚아채 한숨을 돌렸다. 김광현은 조시 벨을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 처리하고 이닝을 무사히 마쳤다.

2회 초에도 수비 도움을 받았다. 1사 후 제이컵 스탈링스의 장타성 타구를 좌익수 타일러 오닐이펜스에 부딪히며 잡아냈다. 유일한 좌타자인 그레고리 플랑코는 헛스윙 삼진. 3회 초 역시 삼자범퇴로 아홉 타자 연속 범타 행진을 이어갔다.

피츠버그전에서 호투한 세인트루이스 김광현. [AP=연합뉴스]

피츠버그전에서 호투한 세인트루이스 김광현. [AP=연합뉴스]

위기는 4회 초 찾아왔다. 선두 타자 콜 터커의 평범한 내야 땅볼 타구를 3루수 밀러가 1루에 악송구했다. 공이 세인트루이스 더그아웃으로 들어가 터커가 자동으로 2루를 밟았다. 김광현은 좌익수 오닐의 두 번째 호수비로 한숨을 돌린 뒤 벨을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내보내 1루를 채웠다. 브라이언 레이놀즈를 파울팁 삼진으로 돌려세워 2사 1·2루. 그러나 여기서 결국 '좌투수 킬러' 스탈링스에게 좌전 적시타를 맞았다. 승리 투수 요건을 앗아간, 아쉬운 비자책 실점이었다.

김광현은 다시 안정을 찾았다. 5회 초를 삼자범퇴로 끝냈다. 6회 초엔 2루수 실책으로 터커가 출루하고 뉴먼의 우전 안타가 나와 무사 1·2루 위기를 맞기도했다. 흔들리지 않았다. 벨을 2루수-유격수-1루수 병살타로 유도한 뒤 이어진 2사 3루서 레이놀즈를 우익수 플라이로 잡았다. 추가 실점 없이 임무를 마쳤다.

그 사이 포수 몰리나는 타격으로도 김광현을 도왔다. 5회 말 피츠버그 선발 채드 쿨의 싱킹패스트볼을 잡아당겨 좌중월 동점 솔로홈런을 터트렸다. 다만 6회 말 2사 1·2루 기회에서 오닐이 헛스윙 삼진으로 돌아서 추가 득점은 하지 못했다. 김광현은 승패 없이 마운드를 내려왔다.

두 팀은 결국 7회까지 1-1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8회부터는 주자를 2루에 놓고 공격하는 '승부치기'를 시작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빠듯한 일정을 소화해야 하는 올 시즌, 더블헤더 정규이닝을 7회로 축소했기 때문이다. 세인트루이스는 8회 초 3점을 허용한 뒤 8회 말 2점을 만회하는 데 그쳐 3-4로 졌다.

배영은 기자 bae.young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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