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자 제조기술 개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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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자를 생산할 수 없게 된 여성의 체세포를 이용해 난자를 만들어 내는 기술이 개발됨으로써 불임치료의 마지막 최대장애를 극복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미국 코넬대학 생식의학-불임치료센터 태생학 교수 잔피에로 팔레르모 박사는 2일 스위스 로잔에서 열린 유럽 인간생식-태생학회 회의에서 난자 생산이 불가능한 여성의 체세포를 채취해 다른 여성의 속을 비운 난자에 주입하는 방법으로 난자를 만들어내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팔레르모 박사는 이 경우 난자는 다른 여성이 기증한 것이지만 그 내용물을 제거하고 본인의 체세포를 주입했기 때문에 새로 만들어진 난자는 본인의 유전물질을 가지게 된다고 말했다.

팔레르모 박사는 이렇게 만든 난자를 정자와 수정시켜 수정란을 한차례 분열시키는데 까지 성공했다고 밝히고 이론상으로는 이 방법으로 불임 여성의 난자를 무제한 만들어 내 나이에 상관없이 임신시키는 것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 방법은 폐경여성외에도 난소없이 태어나거나 암 치료를 위해 난자를 절제하거 조기폐경으로 난자의 생산이 불가능한 여성과 양질의 난자를 생산하지 못하는 여성들이 임신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팔레르모 박사는 말했다.

모든 사람은 아버지와 어머니로 부터 각각 하나씩의 염색체를 받아 모두 2세트의 염색체를 갖게 되며 따라서 체내의 모든 세포는 정자와 난자만 빼고 모두 유전자를 지닌 각 염색체가 두쌍씩 들어있다.

성숙된 난자에는 각 염색체가 하나씩 밖에 없다. 따라서 체내의 다른 부위에서 채취한 세포를 속을 비운 난자에 주입했을 때는 2세트의 염색체가 들어가게 된다. 그러나 난자와의 수정을 위해서는 이 2세트의 염색체중 하나를 없애야 한다.

이를 위해 2세트의 염색체가 들어있는 난자에 전기충격을 가해 이를 반으로 쪼갠후 필요없는 한세트의 염색체를 방출하게 했다고 팔레르모 박사는 밝혔다.

난자를 제조할 수 있는 이 기술은 1978년 나팔관이 막힌 여성의 난자를 채취해 체외에서 정자와 수정시키는 이른바 시험관 수정과 1992년 헤엄칠 능력이 없는 정자를 난자에 직접 주입하는 기술이 개발된 이후 불임치료의 마지막 난관으로 남아있던 난자생산 불능 문제를 해결한 것이다.

불임치료법을 전문으로 연구하고 있는 저명한 학자인 솔트 피터 내기 박사는 이 새로운 기술을 가리켜 불임치료사상 가장 중요한 발전이라고 평가하고 '어느날엔가는 이 방법이 실용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일부 의학자들은 이러한 방법이 유전적 이상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면서 그 이유는 DNA는 나이가 들면서 질이 나뻐지는 만큼 오래된 세포일수록 결함이 발생할 위험이 크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로잔 < 스위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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