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강남좌파 비판 감수…학문 연구, 권력기관 개혁 몰입해 한계 못벗어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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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전 법무부 장관. 연합뉴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연합뉴스

조국 전 법무부장관이 “학문 연구, 권력기관 개혁에 몰입하면서 가족의 일상(日常)에서는 ‘경쟁공화국’의 논리에 벗어나지 못했다”고 밝혔다.

조 전 장관은 20일 페이스북에 고려대 경영학부 강수돌 교수의 신간 『경쟁공화국』을 소개하는 글을 올렸다. 그는 본문 중 “‘조국 논란’에서 두 가지 더 생각할 점” 부분을 사진으로 찍어 자세히 전했다. 일부 문장엔 형광펜으로 줄을 그어가며 강조했다.

조국 전 장관 페이스북

조국 전 장관 페이스북

강 교수가 신간에서 언급한 ‘두 가지 더 생각할 점’은 조 전 장관의 자녀 교육과 펀드 투자와 관련한 것이다. 강 교수는 자녀 교육에 대해선 “조국 전 장관의 가족들은 현 교육 시스템의 문제와 모순을 알고는 있었겠지만 그 이상의 몸부림을 치진 않은 듯하다. 오히려 입시에서 평가에 도움되는 것이라면 가능한 한 많이 모으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 것 같다”고 서술했다.

‘펀드 투자’에 대해선 “펀드에 돈을 빌려준 조국 가족은 교육 문제와 마찬가지로 현 경제시스템이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비판적으로 고찰하고 행위하기보다는 특별히 타인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 한 (5촌조카의 권유에) 여윳돈을 불려보자는 생각을 한 것 같다”는 자신의 생각을 적었다. 그러면서 “현 시스템에 문제 의식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면 지극히 조심스레 접근하는 게 옳지 않았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강 교수는 이같은 아쉬움을 전하면서도 “나는 인간 조국을 지지한다”고 전제했다.

이에 대해 조 전 장관은 ”작년 기자간담회 및 인사청문회에서도 밝혔던 내 자신의 ‘한계지점’을 잘 짚어주셨던 바, 다시 한번 성찰하게 된다”며 “강남좌파’의 ‘강남성(性)’에 대한 비판은 당연히 감수, 감내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같은 조 전 교수의 글은 자녀 교육 및 5촌 조카가 연루된 펀드투자 문제와 관련해 비판적 성찰 없이 좇았음을 어느 정도 인정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홍주희 기자 honghong@joogn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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