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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깝다 11승' 데스파이네, 알칸타라와 맞대결서 판정승

중앙일보

입력

KT 외국인 투수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 [뉴스1]

KT 외국인 투수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 [뉴스1]

'후임자'가 먼저 이겼다. 프로야구 KT 위즈 외국인 투수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33)가 두산 베어스 라울 알칸타라(28)와 선발 맞대결에서 판정승했다.

데스파이네는 14일 두산과 잠실 원정경기에 선발 투수로 나서 6이닝 5피안타(2피홈런) 3볼넷 5탈삼진 2실점으로 호투했다. 3-2로 앞서던 팀이 9회 말 동점을 허용해 시즌 11승을 눈앞에서 날린 게 유일한 아쉬움이다.

데스파이네와 알칸타라의 첫 선발 대결은 경기 전부터 관심을 모았다. 지난해 KT에서 뛴 알칸타라가 재계약에 실패해 두산으로 이적한 뒤, 데스파이네가 그 뒤를 이어 KT 유니폼을 입었기 때문이다. 심지어 둘은 경기 전까지 나란히 시즌 10승을 기록해 에릭 요키시(키움 히어로즈)와 다승 공동 2위 그룹을 형성하던 참이다.

초반에는 알칸타라가 먼저 승기를 잡는 듯했다. 알칸타라는 1회 초를 무실점으로 끝냈지만, 데스파이네는 첫 공을 던지는 순간 점수를 줬다. 1회 말 두산 선두 타자 박건우에게 던진 초구 직구(시속 146㎞)가 몸쪽으로 높게 들어간 탓이다. 박건우가 여지없이 받아쳐 왼쪽 담장을 넘겼다. 올 시즌 네 번째 선두타자 초구 홈런.

2사 후에는 두산 4번 타자 김재환에게 투심패스트볼(시속 153㎞)을 던지다 다시 왼쪽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홈런으로 연결됐다. 1회 말부터 홈런 두 방으로 2실점. 출발이 좋지 않았다.

그러나 승부는 예상보다 더 빨리 원점으로 돌아갔다. 데스파이네가 2회 말을 무실점으로 막자 알칸타라도 야금야금 실점하기 시작했다. 3회 초 2사 1루서 배정대에게 우중간 적시 2루타를 맞아 한 점을 잃었다. 4회 초엔 1사 후 유한준의 우중간 2루타에 이어 장성우의 동점 우전 적시타가 나왔다.

기세가 오른 데스파이네는 3회 말과 4회 말을 삼자범퇴 처리했다. 5회 말 2사 후 연속 안타로 1·2루가 됐지만,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를 삼진으로 잡고 무실점으로 이닝을 끝냈다.

마지막 위기는 6회 말 찾아왔다. 갑작스러운 제구 난조로 김재환과 최주환에게 연속 볼넷을 허용했다. 무사 1·2루. 데스파이네는 여기서 허경민을 투수 땅볼로 유도해 1루 주자를 2루에서 잡았다. 계속된 1사 1·3루서는 박세혁을 삼진, 김재호를 좌익수플라이로 각각 아웃시키고 실점을 막았다. 투구 수는 104개.

투혼이 빛났다. 올 시즌 벌써 20경기에 등판한 데스파이네는 이날 6이닝을 추가해 총 122이닝을 쌓아 올렸다. KBO리그 전체 투수 가운데 1위. 유일하게 120이닝을 넘겼다. 시즌 초반의 불안함은 온데간데없이 KT의 새 에이스로 거듭나고 있다.

그 사이 KT 타선은 6회 초 다시 한번 알칸타라를 공략했다. 강백호와 유한준의 연속 안타로 만든 2사 1·2루서 김민혁이 우전 적시타를 터트렸다. 알칸타라는 최고 시속 157㎞ 강속구를 뿌리며 역투했지만, 6이닝 8피안타 4탈삼진 3실점으로 퀄리티스타트에 만족해야 했다.

배영은 기자 bae.young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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