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중고생들 ‘코로나 블루’ 시달려…우울ㆍ불안ㆍ무력감 호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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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보다 더 무서운 코로나블루.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병보다 더 무서운 코로나블루.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대구는 코로나19 대유행을 겪은 곳이다. 9일 0시 기준으로 대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6945명. 대부분 지난 2월부터 5월 사이 나온 환자들이다. 대유행을 겪은 만큼 대구엔 '코로나 블루(코로나19와 우울감이란 뜻의 블루를 합친 신조어)'를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다. 한창 성장해가는 대구지역 청소년들의 코로나 블루는 어떨까.

 대구시교육청이 대구학생자살예방센터와 지난 5월 29일부터 6월 21일까지 지역 중·고등학생 8177명(82개교)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전후 정신건강상태'에 대한 설문 조사를 진행했다.

 조사 결과 대구지역 학생 상당수가 코로나 블루를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중복 선택 방식)에서 코로나19 확산 전(올 1월 전) '견디기 힘든 스트레스를 경험했다'고 답한 학생은 전체의 9.0%. 코로나19 확산 시점(올 2월~4월)엔 16.0%가 '견디기 힘든 스트레스를 경험했다'고 답했다. 코로나19 대유행을 겪은 이후(6월)엔 12.7%가 이런 스트레스를 경험했다고 답변했다.

 학생들의 스트레스 원인 상당 부분은 코로나19였다. 학생들은 코로나19 확산 전 가장 큰 스트레스는 공부(77.9%)·성적(62.6%)이라고 했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 시점엔 비일상적 경험(57.1%)과 감염에 대한 두려움(45.8%)이 가장 큰 스트레스였다고 답했다. 대유행을 겪은 후엔 공부(62.3%)·성적(51.9%)에 더해 비일상적인 경험(32.2%) 스트레스가 있다고 응답했다.

 스트레스 등 정서적인 위기상태에 빠졌을 때 대처하는 방법을 묻는 질문에선 학생 중 50.9%가 ‘노래 부르기와 음악 감상'이라고 답했다. ‘혼자 방안 모색(46.7%)’, ‘수면(43.1%)’이 다음 순이었다. 상담대상을 묻는 조사에선 ‘없음(36.0%)’이라고 답한 학생이 많았다. ‘친구(34.7%)’와 ‘부모님(20.8%)’이 뒤를 이었다.

 학생들이 느끼는 정서적 어려움의 영역은 우울, 불안, 무력감 순이었다. 코로나19 확진 경험이 있는 학생은 충격(14.4%), 불안(17.1%), 우울(25.6%) 등의 부정적인 감정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대구시교육청은 정서적인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을 위해 '심리방역 지원단'을 운영한다. 심리방역 지원단은 정신 전문가 등 517명의 전문 상담사로 구성돼 있다.

대구=김윤호 기자 youkno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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