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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란] 제로금리 시대, 연 10% 디파이 이자농사 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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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고란의 어쩌다 투자] 암호화폐 투자에도 시대 정신(? 업계에서는 ‘메타’라고들 합니다)이 있습니다. 2017~2018년은 ICO의 해였습니다. 손 대기만 하면 수십 배 수익은 당연히 보장해 줄 것으로 믿었습니다. 믿음은 최소 원금의 10분의 1토막이라는 배신으로 결론났지만요. 2019년은 ‘거래소 코인’ 전성시대였습니다. 침체한 시장에서 수백 배 이익을 가져다 줬습니다. 역시, 결론은 새드 엔딩. 코인은 디지털 쓰레기가 되거나, 아예 거래소가 ‘먹튀’하는 경우가 다반사였습니다.

그리고 2020년은 디파이(Defi) 메타입니다. 디파이로 큰 수익을 얻었다는 간증이 넘쳐납니다. 디파이 거버넌스 토큰은 단숨에 몇 배가 뛰어 시장에서 거래됩니다. 전혀 디파이와 상관없던 프로젝트도 ‘디파이 도입’이라는 계획만 발표하면 꿈쩍않던 코인 가격이 갑자기 뛰기 시작합니다. 디파이가 그야말로 소멸해 가던 프로젝트에 새 숨을 불어넣은 형국입니다.

모든 투자가 그렇듯, 디파이라고 무조건 수익을 보장해 주지는 않습니다. 분명 대박 신화 뒤에는 쪽박의 현실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으니까요. 그럼에도, 디파이 플랫폼에 맡기면 이자를 준다니 이 와중에 지갑에서 놀고 있는 이더(ETH)가 아깝습니다. 리스크는 있지만 투자는 하고 싶은.

그래서, 전문가(김윤호님)와 함께 필자가 디파이 이자 농사(yield farming)를 지어봤습니다. 디파이 이자 농사 어떻게 짓는지, 궁금한 분들은 영상을 클릭해 주세요! 아래는 본격적인 이자 농사 전 진행한 인터뷰입니다.

-디파이란 무엇인가요?

“디파이란 DeFi라는 영어단어를 한국말로 읽은 표현입니다. 정확히는 Decentralized Finance, 즉 탈중앙화 금융입니다.”

-전통금융(은행)에서는 은행이 예대마진으로 수익을 추구합니다. 은행이 이걸 할 수 있는 건 정부가 ‘수신’ 라이선스를 줬기 때문이죠. 그 라이선스 덕분에 은행은 ‘돈놀이’가 가능합니다. 디파이는 그런 라이선스가 없는 대신 대출 플랫폼 확장에 기여한 대출자-대부자 모두에게 이익을 돌려준다는 개념으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그 참여자에 대한 보상을 바로 COMP 같은 디파이 거버넌스 토큰으로 이해하면 되나요.

“디파이에서 원래는 이익을 둘려준다는 개념은 따로 없었습니다. 컴파운드를 시작으로 최근에 자신들의 거버넌스 토큰을 보상으로 주고 있으나, 이것 또한 짧게는 몇 년, 길게 봐도 10년을 넘기지 못합니다. 개수가 정해져 있고, 대부분의 코인들은 배분 기간도 정해져 있고요. 현재는 디파이 업체들이 자신들의 TVL(Total Value Locked, 총 예치자산 규모)를 늘리기 위한 홍보용으로 사용되고 있다고 생각하면 좋을 거 같습니다. 그럼에도 중앙화 금융기관들과의 차이점은 시장초기에 자신들의 플랫폼을 사용해주는 사용자들에게 거버넌스 토큰을 줌으로써, 디파이 참여자이면서 동시에 디파이 주인(주도자?)이 될 수 있는 기회 혹은 권리를 주는 것이죠.”

-대출 플랫폼이 커지려면 돈을 빌려주는 사람과 빌려가는 사람이 모두 많아야 합니다. 돈을 빌려주는 사람이 많으려면 이른바 이자가 비싸야 하고, 돈을 빌려가는 사람이 많으려면 이자가 싸야 하죠. 지금 디파이의 이자는 어느 정도인가요. 전통 금융의 대출 이자에 비해 비싼데도, 왜 디파이 플랫폼에서 돈을 빌리는 건가요.

“이 부분은 COMP 배분 전과 배분 후를 봐야합니다. COMP 배분 전에 디파이는 이더를 맡기고 DAI를 빌려서 추가로 이더를 구매하는 방법으로 거의 사용됐습니다. 디파이를 활용해서 레버리지 투자를 하는 거죠. 그러나 COMP 배분 후에는 이더를 맡기고, DAI를 빌리면 맡긴 이더에 대한 보상으로도 COMP를 받고, 빌린 DAI에 대한 것도 COMP로 보상을 받게 됐습니다. 받는 COMP 보상이 DAI를 빌리는데 들어가는 이자보다 훨씬 큰 수익을 주면서 TVL이 기하 급수적으로 늘어났습니다. 그러나 사용자를 보면 아직 1~2위를 하는 컴파운드조차 사용자가 정말 적다는 것을 아셔야 합니다. 2020년 7월 29일 기준으로 공급자가 약 3만3000명밖에 되지 않고, 대출자는 그보다 훨씬 적은 4742명입니다. 이 숫자조차도 여러 개 지갑을 통해 재대출을 받는 수요까지 감안하면 실제로는 더 적습니다.

-말씀하신 대로, 돈을 빌리는 건 빌릴 때 받는 거버넌스 토큰 가격이 대출 이자보다 더 높기 때문일 텐데, 거버넌스 토큰 가격이 대출 이자보다 비싸게 유지되는 게 과연 지속가능한가요.

“지속가능하지 않습니다. COMP 배분도 4년이면 끝납니다. 다만, 거버넌스 토큰들의 탄생 덕분에 디파이 업체들이 생존할 수 있는 길을 찾을 수 있는 시간과 자본이 생겼다고 생각합니다.”

-디파이에 대한 의심은 여전합니다. 그럼에도, 현재 상황에서 어차피 매도할 생각이 없는 이더리움으로 어떻게 하면 이자 수익(yield farming)을 올릴 수 있을까요.

“제 입장에서 다른 사람에게 추천할 수 있는 디파이 이자 농사는 이더리움을 컴파운드에 예치하고 DAI를 빌린 뒤, 그 DAI를 다른 이더리움 지갑으로 보내서 다시 컴파운드에 예치하는 방법입니다.”

-그나마 리스크가 덜한 디파이 플랫폼으로는 어떤 걸 추천하나요.

“현재로서는 메이커다오(MakerDao)와 컴파운드 정도가 제일 안전한 것 같습니다.”

고란 기자 ne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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