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죄자 다세대·연립에 돈 몰렸다…거래 12년만에 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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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내 아파트 전경. [중앙포토]

서울시내 아파트 전경. [중앙포토]

정부의 연이은 부동산 규제가 아파트에 집중되면서 다세대·연립주택·오피스텔 매매로 투자 수요가 몰리는 현상이 통계로 확인됐다. 이들 거래 물량은 12년 만에 최다치를 기록했다.

19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다세대·연립주택 매매는 이날 기준 5748건으로 집계됐다. 2018년 3월(5950건) 이후 2년 3개월 만에 최다치다. 경기도의 매매 통계는 기록적이다. 이날 경기부동산포털에 따르면 지난달 경기 지역 다세대·연립주택 매매량은 이날 기준 6186건이다. 2008년 5월(6940건) 이후 12년 1개월 만에 가장 많았다.

서울의 오피스텔 시장의 경우 지난달 매매랑은 이날까지 1241건을 기록해 올해 들어 가장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5월까지 서울의 오피스텔 매매 건수는 5312건으로 지난해보다 56.3% 많아졌다. 같은 기간 경기도의 오피스텔 매매 건수는 3907건으로 이 역시 지난해와 비교해 49.2% 늘어났다.

서울과 경기도를 중심으로 다세대·연립주택·오피스텔 매매가 급증한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정부의 잇따른 부동산 규제 때문이다. 시장에는 유동자금이 넘치는데, 정부 규제는 아파트에 집중돼 규제 사정권이 아닌 형태의 주택에 자금이 몰리는 '풍선효과'가 발생하고 있는 셈이다. 주택담보대출을 조인 지난해 12·16 대책의 대상은 아파트였다. 지난달 17일 나온 6·17 대책 역시 규제지역을 확대하고 전세자금대출을 묶었지만 다세대·연립주택은 적용되지 않는다.

이같은 상황에서 다세대·연립주택의 가격도 상승세를 타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및 수도권의 다세대·연립 매매가격 변동률은 0.14%다. 지난 3월과 더불어 올해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서울의 오피스텔 매매가격 변동률은 올해 들어 지난 4월까지 상승세를 유지하다가 지난 5월 소폭 하락(-0.02%)했지만, 지난달(0.03%)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정부는 지난 10일 발표한 7·10 대책을 통해 주택임대사업등록제도를 손질하기로 했지만, 이 역시 다세대·연립주택은 빠진 규제여서 이들 시장으로 투자 수요가 옮겨붙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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