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은 6일 최근 단행된 대북안보라인 인사에 대해 '정치인'과 '지북파' 등장을 키워드로 꼽았다. 매뉴얼대로 움직이는 관료와 달리 상상력과 추진력으로 판을 바꿀 수 있다는 기대를 드러냈다.
정 부의장은 이날 TBS교통방송 '김어준의 뉴스공장'과 인터뷰에서 "외교·안보팀 5명 중에 외교부 장관, 국방부 장관을 그대로 두고 3명을 교체했는데 두 사람이 정치인이다. 상상력과 추진력으로 남북 경색을 돌파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서훈 국정원장이 청와대 안보실장으로 발탁된 것에 대해 "안보실 수장이 동맹파가 아니라 지북파가 됐다는 사실도 주목해야 할 대목"이라며 "미국과 원수를 질 건 없지만 때로는 얼굴 붉히고 논쟁을 해서라도 우리 입지를 강화하고 우리 생각대로 일을 풀어 나갈 수 있도록 팀을 그렇게 짰다고 생각한다"고 분석했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 내정자에 대해서는 "원내 대표도 지냈기에 여당의 지원을 받아 가면서 적극적으로 밀어붙일 수 있게 됐다"며 "미국과 협상에서 허락을 받으려고 하는 걸 뛰어넘을 수 있는 상상력, 추진력이 있는 사람"이라고 기대했다.
박지원 국정원장 내정자는 "20년 전에 남북 정상회담을 물밑 접촉을 통해 성사시킨 경험이 있다. 그런 경험으로 꽉 막힌 남북 관계를 돌파할 수 있는 추진력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 부회장은 향후 남북 관계에 대해서는 "팀을 바꿔 새로 대북 정책을 추진한다면, 특히 미국의 견제를 뿌리치고 4.27 선언이나 9.19 선언을 이행하는 데 적극성을 보인다면 남북 관계만큼은 금년 하반기에 조금 풀릴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이해준 기자 lee.hayjun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