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눈높이 맞춰라"…은행 영업점의 변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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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은행 영업점의 스타일이 달라지고 있다. 영업시간의 틀이 깨지고 취급하는 상품도 다양해졌다. 점포 안에 커피숍이 들어서고 초미니 점포도 등장했다. 영업점의 효율성을 높이면서 고객이 한결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파격적인 변신이다.

◆은행은 금융상품 백화점=지난달 초부터 방카슈랑스가 도입됨에 따라 대부분의 은행 창구에서 보험상품 가입이 가능해졌다.

증권사가 은행 안으로 들어간 경우도 있다. 신한금융지주는 지난 2일부터 신한은행 종로.논현동.영통 중앙지점 안에 굿모닝신한증권 영업소를 설치했다. 이들 복합점포에는 굿모닝신한증권의 직원이 2명씩 배치됐다.

신한지주 관계자는 "은행 고유업무 외에 투자상담과 주식매매 등 원스톱 서비스가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초미니 점포 등장=제일은행은 지난달 20일 인천 검암동에 '론앤캐쉬(loan & cash)'점포를 열었다. 단 두명의 직원이 전체 은행 업무를 취급한다. 은행 관계자는 "기존 비용의 20%만으로도 지점 기능을 해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은행은 연내 수도권 지역에 이런 점포를 추가로 세곳 설치하고, 내년에는 전국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하나.우리.제일은행의 이동식 은행은 개조 트럭에 인공위성을 활용해 은행 기능을 장착, 산간 오지와 관광 피서지에서 기동력을 발휘하고 있다.

◆은행 안에 커피숍=은행 점포에 커피숍을 유치하는 은행이 늘고 있다. 조흥은행이 지난 7월 명동지점에 커피 전문점 '그라찌에'를 입점시킨 데 이어 외환은행도 지난 2일 명동 본점(영업부)에 스타벅스 매장을 열었다. 여유 공간을 활용해 고객이 쉴 공간을 주겠다는 취지다.

◆영업시간 파괴=하나은행은 지난 3월 을지로6가와 명동에 소호(SOHO)금융 전담 점포를 개설했다.

이곳은 동대문과 명동의 시장상인과 자영업자의 활동 시간에 맞춰 오후 2시에 문을 열고 밤 10시에 닫는다. 금.토.일.월요일 등 주4일간 영업하고, 화~목요일 3일을 쉰다. 호응이 높아 지난 6월에는 영등포중앙지점에도 소호 전담점포를 열었으며 남대문시장에 인접한 회현동에도 곧 지점을 열 예정이다.

◆잡무에서 해방되는 지점=우리은행은 서무.일반관리.감사.기획 등 후방지원 사무를 지점에서 분리, 별도 센터에 집중시켰다. 이 같은 업무집중화에 따라 각 지점은 상품판매와 마케팅 업무의 비중을 27%에서 70%로 높였다.

장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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