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호 “저자세는 북한 무모함 부추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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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호. [뉴시스]

태영호. [뉴시스]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이 군사행동까지 언급하는 담화를 낸 데 대해 야권은 14일 문재인 정부의 단호한 대처를 주문했다.

통합당 “굽신대면 북한 노예 전락 #도발 엄두 못내게 단호 대응해야”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는 14일 “전단 살포를 금지한다고 김정은 남매가 (남한에) 고맙다고 하겠냐”며 “정부의 부산스러운 대응은 김정은이 원하는 ‘죗값 치르기’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과거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 북한이 여러 비밀 접촉에서 일관되게 요구한 것이 하나 있다. 쌀 50만t, 비료 30만t이었다. 금강산 관광, 개성공단의 문이 닫힌 이후에는 ‘제발 하나라도 풀어 달라’고 매달렸다”며 이같이 말했다. 북한이 전단을 문제 삼고 있지만 대북 제재 해제가 관건이란 의미다. 주 원내대표는 “김정은 총비서와 김여정 부부장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너희들이 약속했던 것, 하나라도 지켜라’고 고함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의 확고한 신뢰와 지지 없이 남북문제를 풀어갈 수 없다”며 “(현 정권의 일련의) 반미 제스처로 남북 관계 돌파에 무슨 실익이 있겠느냐. 김정은 남매는 파트너를 잘못 만났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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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당의 하태경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지금처럼 김여정 하명에 계속 굽신굽신하는 모습만 보인다면 대한민국은 북한의 노예국가로 전락하고 말 것”이라고 주장했다. “삶은 소대가리 표현이 나올 땐 그러려니 했지만, 어제 옥류관 주방장까지 내세워 문 대통령에게 치욕을 준 것은 당신과는 앞으로 절대 상대하지 않겠다는 절교 선언”이라면서다. 그는 “북한이 도발을 엄두도 내지 못하도록 국론을 결집해 단호히 대응해야 할 때다. 그래야 남북관계 개선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주영 북한대사관 공사 출신인 태영호 의원도 “지금까지 우리 정부는 남북관계를 파탄에서 구원하고 한반도 평화를 유지하기 위해 할 수 있는 것 이상으로 했다”며 “더 이상 약하고 비굴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북한 정권의 무모한 행동을 부추기는 촉진제가 될 수 있다. 벼랑 끝에 서 있는 북한과 함께 떨어질 것인지, 평지로 끌어올려 현실을 직시하게 만들 것인지 문재인 정부가 결정해야 할 순간이 임박해 오고 있다”고 말했다.

김기정 기자 kim.ki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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