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말고사 전날 110명에 "시험 보류"…교수 사칭 메일이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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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실대학교 에브리타임 앱 캡처

숭실대학교 에브리타임 앱 캡처

숭실대학교에서 대면 기말고사를 하루 앞두고 교수를 사칭한 누군가가 '시험 취소' 메일을 학생들에게 보낸 일이 발생했다.

9일 숭실대에 따르면 소프트웨어학부 1학년 확률과 통계 과목 수강생 110명은 대면으로 치러질 기말고사를 하루 앞둔 지난 8일 오후 메일 한 통을 받았다.

본인을 해당 과목 A교수라고 소개한 발신인은 메일에서 "코로나19 사태로 많은 학생과 관계자분께서 시험을 진행하는데 걱정이 있으시다는 사실을 접하게 됐다"며 "시험의 일정&방식에 대해 조금 더 고민해보고자 시험을 보류하게 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메일은 A교수를 사칭한 누군가가 거짓으로 꾸민 것이었다. 이런 정황은 기말고사가 갑자기 취소됐다는 소식을 접한 학생들이 메일 내용을 A교수에게 재확인하면서 드러났다. A교수는 이날 학생들에게 "메일을 보낸 적이 없다"며 "기말고사는 예정대로 진행된다"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수강생들은 거짓 메일로 큰 혼란을 겪었다. 숭실대 익명 커뮤니티에는 "지방에서 시험보러 오려다가 기차표를 취소한 사람도 있다" "교수님이 사용하는 폰트와 말투까지 똑같았다" 등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학교 측은 진상조사에 나서기로 했다. 숭실대 관계자는 "A교수가 급히 정정문자를 해 금일 시험은 예정대로 진행될 예정"이라며 "학생들을 대상으로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수사의뢰 등 어떤 조치를 할지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혜 기자 kim.jihye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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