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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홀 7900원…거품 빼는 스크린 골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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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서재석 브라보 퍼블릭 회장은 스크린골프 대중화를 표방하며 18홀 7900원의 파격적인 가격 정책을 펴고 있다. [사진 JTBC골프매거진]

서재석 브라보 퍼블릭 회장은 스크린골프 대중화를 표방하며 18홀 7900원의 파격적인 가격 정책을 펴고 있다. [사진 JTBC골프매거진]

2000년대 초반 등장한 스크린골프는 골프의 문턱을 낮췄다. 2~3만원으로 골프를 가상 체험하는 컨셉트는 큰 호응을 얻었고 스크린골프 시장은 크게 성장했다. 2018년 한국골프산업백서에 따르면 스크린 골프 산업의 시장 규모는 약 1조 2819억원이다. 골프존을 비롯해 카카오VX, SG골프 등 빅 3가 점유율 90%를 차지하고 있다.

브라보 퍼블릭 파격적인 이용료 #품질 유지하되 공간활용 극대화

브라보 퍼블릭 스크린골프는 ‘스크린골프의 대중화’를 표방하는 신규 브랜드다. 창립자 서재석 회장(61)은 스크린 골프업계에서 잔뼈가 굵었다. 2000년대 초반 패밀리 스크린골프를 거쳐 골프존 서울지사장을 역임했다.

브라보 퍼블릭은 2015년부터 준비해 2018년에 첫 선을 보였다. 서 회장은 “당시 스크린 골프 평균 가격이 2만원이었다. 골프를 시작하는 사람에게 작지 않은 돈이었다. 틈새가 있겠다 싶었고 연구를 했다. ‘가격이 비싸다’, ‘냄새가 찌든 방이 싫다’는 사람들이 많았다. 골프는 왜 조용히 해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도 많아 이제까지와 다른 컨셉트의 스크린 골프장을 생각해냈다”고 말했다.

브라보 퍼블릭 스크린골프에는 기존 이미지를 깨뜨리는 요소들이 많다. 스크린 문화로 대표되던 방을 없앤 대신 타석 사이에 칸막이를 세워 세미 룸 형태의 공간을 만들었다. 칙칙했던 매장분위기를 밝은 톤으로 바꿨고, 매장에는 신나는 음악이 흐른다. 혼족 골퍼를 고려한 온라인 스트로크 게임도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가장 큰 파격은 이용료다. 전 매장에서 주중 18홀에 7900원, 주말과 휴일엔 9900원의 이용료를 받는다. 서 회장은 “전국 이용료를 조사해 보니 기존 스크린 이용료의 최저가는 8000원이었다. 무조건 더 저렴하게 하기 위해 7900원으로 정했다. 7900원 정책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가격이 저렴하다고 서비스의 질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브라보 퍼블릭 스크린골프의 모든 기술 수준은 골프존의 표준을 따르고 있다. 저렴한 이용료를 받는 업주의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창업비용을 낮추고 수익을 높이는 방안도 고민했다. 방을 없애면서 공간 활용을 극대화했고 인테리어 비용에서 거품을 쏙 뺐다. 661㎡(200평) 기준, 방 형태의 스크린은 10~11대의 기계가 들어가지만 브라보 퍼블릭 스크린골프는  18개의 타석을 설치할 수 있다. 스크린 골프 최초의 그늘 집 운영도 그의 머리에서 나온 아이디어였다.

브라보 퍼블릭 스크린골프는 그동안 홍보나 마케팅을 하지 않고 입소문으로 매장을 늘려왔다. 그러나 최근 프로 골퍼 안신애와 계약을 맺고 적극적인 변화를 꾀하고 있다. 서 회장은 “골프장에 회원제와 퍼블릭이 있듯이 스크린 골프도 마찬가지다. 골프존이 고급 회원제라면 우리는 퍼블릭이다. 서비스 품질은 유지하되 이용료를 낮춰 골프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원 없이 즐길 수 있는 시장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지연 기자 easygolf@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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