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 프리즘] 위장 내시경 검사

중앙일보

입력

우리나라와 일본이 전세계적으로 수위를 다투는 질환이 위암이다.

한국인과 일본인 4명 중 1명이 암으로 숨지며 암환자 4명 중 1명이 위암일 정도다. 다행히도 인구 10만명당 위암 발생률을 보면 일본이 78명인데 비해 한국은 60명으로 우리가 조금 낫다.

일본인들이 우리보다 평균수명이 길고 불에 구운 생선 등을 즐겨 먹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위암 사망률을 따져보면 사정이 달라진다.

최근 발표된 세계보건기구의 통계를 보면 인구 10만명당 한국인 남성의 위암 사망률은 54.6명, 여성은 23.7명으로 모두 세계 1위인 반면 일본 남성은 37.9명, 여성은 17.2명으로 세계 4위로 뚝 떨어진다.

위암에 걸리는 사람은 일본인이 훨씬 많지만 정작 위암으로 생명을 잃는 사람은 우리가 두배 이상 높다는 뜻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일본은 국가에서 위암검진 차량을 운영해 일찍 치료하는 반면 우리는 위암검진이 전적으로 개인의 몫으로 전가돼 위암을 늦게 발견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 결과 일본의 조기위암 발견율은 50%를 웃돌지만 우리는 10%를 간신히 넘기고 있다.

조기위암은 수술과 내시경 점막절제술을 통해 90% 이상 완치할 수 있는 반면 3기 이상 진행된 위암의 완치율은 20%가 채 안된다.

일본처럼 국가가 위암검진에 돈을 쓰기 어렵다면 개인이라도 신경을 쓰는 수밖에 없다. 위장 내시경검사는 조기위암을 발견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수단이다.

검사가 고통스럽다면 최근 유행하는 수면 내시경을 받으면 된다. 비용은 병원마다 다르지만 6만~7만원 내외다.

대한가정의학회는 40세 이상 성인은 누구나 1~2년에 한번씩 위장 내시경 검사를 받도록 권유하고 있다.

위암을 늦게 발견해 생명을 잃는다면 평소 건강관리에 소홀했다는 증거다. 생일도 좋고, 결혼 기념일도 좋다. 위장 내시경검사는 반드시 챙기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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