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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 파업 장기화… 암환자 대처 요령

중앙일보

입력

전공의 파업이 장기화 되면서 가장 걱정스러운 질병이 암이다.

연세대의대 암센터 민진식원장은 "같은 암환자라도 당장 치료를 하지 않으면 암세포가 급속히 퍼지거나 당장 생명이 위독해지는 응급상황의 암환자와 한두달 치료가 지연돼도 질병 경과가 크게 변하지 않는 암환자가 있다" 며 "국민들도 차제에 암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을 알아뒀으면 한다" 고 말한다.

가장 대표적인 응급 암환자는 암덩어리가 장을 막아 음식을 삼킬 수 없거나 암세포에서 출혈을 하는 경우. 민원장에 따르면 이런 응급 암환자들은 지금 각 대학병원 응급실을 통해 언제나 응급수술이 가능하다는 것.

당장 항암치료를 시작하지 않으면 완치 가능성을 놓칠 수 있는 급성백혈병.일부 임파선암 등도 응급상황.

가톨릭대의대 여의도 성모병원 김동욱교수는 "병원마다 다소 차이는 있지만 하루빨리 항암치료를 시작해야 하는 혈액암환자는 응급 암환자로 분류, 파업기간중에도 큰 차질없이 치료가 됐다" 며 "우리 병원의 경우 골수이식도 매달 20~25건정도로 파업전후에 변동이 없으며 현재 11월까지 예약이 된 상태" 라고 설명한다.

따라서 암환자는 현재 자신의 병 상태를 제대로 판단할 담당교수의 결정이 필요하다.

담당교수가 응급암환자로 판단, 치료시작을 결정하면 적체된 암환자치료를 위해 구성된 전공의비대위가 구성한 참의료진료단의 협조하에 치료를 시작할 수 있다.

사실 파업기간중에도 전공의의 역할이 많지 않은 방사선치료와 대부분의 항암제치료는 거의 차질없이 시행됐다.

따라서 수술후 보조적인 항암치료를 받는 암환자들(구환) 은 어느정도 치료가 된 셈. 가장 문제가 되는 암환자는 위암.대장암 등 수술이 필요한 ´고형암 ´신환들. 현재 암 수술 현황은 대학병원간 편차가 심하다.

서울대병원, 삼성서울병원, 서울중앙병원, 세브란스병원 등 유명병원의 경우 2~3달 기다려야하는 반면 다른 대학병원은 일부 암환자를 제외하곤 1~2주 기다리면 수술받을 수 있다.

상계 백병원 K교수 등 유명의료진의 경우에도 암환자들의 수술신청이 폭주해 서너달 이상 기다려야 한다.

성균관대의대 강북삼성병원 일반외과 한원곤교수는 "암 수술 수준은 대학병원간 큰 차이가 없으므로 명의를 찾아 몇달씩 기다릴 것 없이 시술이 가능한 다른 대학병원을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 고 조언한다.

특히 조직검사를 한 유방암 환자.세포 분화가 덜 된 암은 고형암이라도 수술을 빨리 해야 한다.

반면 조기위암이라면 수술기간이 다소 지연되더라도 병 경과가 크게 문제되지 않으므로 너무 조급하게 생각할 필요가 없다는 것.

참의료진료단의 한충민부단장은 "응급수술이 필요한 암환자는 가톨릭대, 중앙대, 이대, 순천향병원 등 비교적 덜 기다려도 되는 병원으로 의뢰하고 있다" 고 설명했다.

암환자들은 ´암을 이겨내는 사람들의 모임´ ´경실련´ ´보건의료산업노조´ 등 시민단체에서 접수를 받아 참의료진료단에서 환자에게 적당한 병원을 찾아내 연결시켜준다.

어른보다 수술이 필요한 암환자가 적은 어린이 암환자 치료는 파업과 무관하게 치료가 진행됐다.

서울대의대 소아종양학 신희영교수는 "우리 병원만 하더라도 암병동은 파업기간에도 늘 만원이었으며 어린이 암환자 수술도 차질없이 진행됐었다" 며 전공의 파업으로 암치료가 제대로 될까 하는 우려로 집에서 지체하다 치료시기를 놓치는 어린이 암환자가 없기를 당부했다.

황세희.홍혜걸기자.의학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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