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인근 도로에서 9살 뒤쫓다 사고난 SUV...고의성 논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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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 아동의 누나라고 주장하는 이가 소셜미디어에 올린 사건 영상. 인스타그램 캡처

피해 아동의 누나라고 주장하는 이가 소셜미디어에 올린 사건 영상. 인스타그램 캡처

초등학교 인근 도로에서 자전거를 탄 9세 아동을 승용차로 친 운전자가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사고를 당한 아동의 부모는 고의성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고, 사고를 낸 운전자는 이를 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경북 경주경찰서는 “경주 스쿨존 사고에 대한 논란이 커져 교통조사계에서 맡던 사건을 교통범죄수사팀이 맡기로 했다”고 26일 밝혔다. 통상 교통조사계는 단순 교통사고를 처리하고 교통범죄수사팀은 다툼의 여지가 있거나 범죄 혐의가 있는 경우 좀 더 면밀히 조사하는 부서다.

경찰은 전날(25일) 오후 1시38분께 경주시의 한 초등학교 인근 도로에서 자전거를 타고 앞서가던 초등학생 A군을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들이받은 사고가 접수돼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사고가 난 곳은 초등학교에서 180여m 떨어진 어린이보호구역이다.

피해 아동 A군의 부모는 경찰에서 가해 운전자에 대해 "A군이 함께 놀던 아이를 때린 후 사과 없이 가버리자 (운전자가) 고의로 쫓아와 사고를 낸 것 같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주변 폐쇠회로(CC)TV 영상을 확보하고 운전자를 상대로 사고 경위에 대해 조사 중이다. '민식이법' 적용 여부도 검토한다는 게 경찰의 입장이다. 현재 피해 아동 A군은 사고로 오른쪽 다리를 다쳐 병원에서 치료를 받는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북 경주 한 초등학교 인근 도로에서 발생한 차량과 자전거 충돌사건과 관련해 피해 아동의 누나라고 주장하는 사람이 소셜미디어에 올린 글 중 일부.

경북 경주 한 초등학교 인근 도로에서 발생한 차량과 자전거 충돌사건과 관련해 피해 아동의 누나라고 주장하는 사람이 소셜미디어에 올린 글 중 일부.

사건은 온라인 커뮤니티와 소셜미디어를 통해서도 알려졌다. 이날 피해 아동의 누나라고 주장하는 이는 인스타그램에 CCTV 영상을 올리면서 운전자가 사고를 당한 A군과 실랑이가 있었던 아동의 어머니라고 주장했다. 해당 글은 현재는 지워진 상태다. 함께 게시한 영상에는 자전거를 타고 골목에 진입하는 A군을 흰색 SUV 차량이 들이받는 장면이 담겼다.

경찰에 따르면 운전자는 고의성이 없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가해자는 출석해 한 차례 조사를 받았다. 앞으로 고의성 여부를 비롯해 상세한 사고 경위를 수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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