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의사] 문산부인과 문영규 원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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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의학의 기(氣) 이론을 바탕으로 테이핑요법 등 다양한 대체의료기술을 개발해 환자치료에 응용하고 있는 의사가 있다.

서울 문산부인과 문영규(文永奎.46) 원장은 지난해 5월부터 입덧이 심한 산모나 디스크환자들에게 자신이 만든 쐐기형 테이프나 격자형 테이프를 붙여 치료하고 있다.

몸에 테이프를 붙이는 것만으로 입덧이나 요통이 사라진다는 것은 현대의학으로 설명이 어려운 부분이지만 지금까지 1천여명에 테이핑요법을 실시해 많은 사람들이 효험을 봤다는 것.

입덧이 심해 식사를 제대로 하지 못해 고생했다는 산모 K씨도 이 시술로 도움을 본 케이스. K씨는 "손목과 정강이 부분에 테이프를 붙이고 난 뒤 증상이 현저하게 좋아졌다" 고 말했다.

文원장은 이외에도 향기요법, 기의 공명현상을 이용한 물요법 등 다양한 치료법으로 환자치료에 응용하고 있다.

그는 자신이 개발한 요법을 ´세상의 조화를 이용해 무병장수를 도모한다´ 는 황제내경의 구절을 인용해 세화(世和) 요법으로 명명하고 이를 체계적으로 연구하기위해 정형외과.마취과 등 20여명의 의사와 6명의 한의사를 모아 학회를 결성하기도 했다.

올가을엔 산부인과 개원의협의회에서 강의도 가질 예정이다.

文원장은 "입덧이 심해도 약을 쓸 수 없는 임신부에게서 서양의학의 한계를 느꼈다" 며 "10년전부터 기와 경락을 바탕으로한 동양의학에 비교해부학 등 서양의학적 지식을 덧붙인 세화요법을 만들게 됐다" 고 설명했다.

테이핑요법의 핵심은 손가락의 힘을 측정하는 오링테스트 등을 통해 체질을 감별한 다음 적절한 부위에 특수 제작된 테이프를 붙이는 것.

예컨대 같은 입덧이라도 위약(胃弱) 체질의 산모일 경우 왼쪽 손목 윗부분의 ´경거´ 란 경락자리에 금과 은으로 만든 쐐기형 테이프를 붙인다.

文원장은 세화요법이 통계를 바탕으로한 객관적 검증을 거치지 못했다는 지적에 대해 "서양의학에선 입덧도 호르몬의 작용으로 설명하지만 호르몬분비가 정상이라도 입덧을 느끼는 임신부가 많다" 며 "눈에 보이지 않고 측정도 되지 않지만 기의 실체를 인정해야한다" 고 강조했다.

지난 83년 서울대 의대를 나온 그는 앞으로 세화요법을 원하는 의사들에게 공개할 생각이다.

홍혜걸 기자.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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