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분에 세리머니' 이동국, "의료진에 보내는 감사 표시"

중앙일보

입력

8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0 K리그1 개막전에서 결승골을 터트린 전북 이동국이 덕분에 챌린지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8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0 K리그1 개막전에서 결승골을 터트린 전북 이동국이 덕분에 챌린지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힘든 시기에 고생하는 의료진에 감사한 마음이 많다. 덕분에 잘 이겨내고 있다고 생각한다. 어떤 선수가 넣더라도 의미있는 세리머니를 하는게 좋겠다고 생각했다.”

K리그 개막전 결승골 주인공 이동국 #오른쪽 엄지손가락 들어올리는 수어 #미들즈브러 유니폼 입은 해외팬 등장 #"그 분들에게 생존신고해 다행"

K리그 개막전에서 ‘덕분에 세리머니’를 펼친 전북 현대 공격수 이동국(41)의 소감이다.

이동국은 8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0 K리그1 개막전에서 결승골을 터트려 1-0 승리를 이끌었다. 후반 38분 왼쪽에서 올라온 코너킥을 이동국이 가까운 포스트에서 솟구쳐 올라 헤딩골로 연결했다. 이동국은 동료들과 함께 왼손 위에 오른쪽 엄지손가락을 들어올리는 ‘덕분에 세리머니’를 펼쳤다. 의료진에 존경을 뜻하는 수어동작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전 세계 대부분 프로축구리그가 중단된 가운데, K리그가 이날 개막했다. 코로나19 예방 차원에서 무관중 경기로 치러졌다. 믹스트존 대신 기자회견만 진행됐다.

이동국은 “팬 없이 경기한게 데뷔 이후 처음이라 낯설었다. 그래도 개막전을 할 수 있어 감사하고 행복했다. 승패를 떠나 다시 축구장에서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순간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 이동국은 “‘팬이 없는 축구경기는 큰 의미가 없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팬들이 그리운 시간이었다. 같이 호흡해주는 팬들이 있어야 힘이 난다는걸 다시 느끼는 순간이 된 것 같다. 사태가 진정돼 하루빨리 팬들의 응원 속에서 경기를 뛰고 싶다”고 말했다.

전북 공격수 이동국(오른쪽 둘째)이 8일 K리그1 개막전에서 골을 터트린 뒤 동료들과 수어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 프로축구연맹]

전북 공격수 이동국(오른쪽 둘째)이 8일 K리그1 개막전에서 골을 터트린 뒤 동료들과 수어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 프로축구연맹]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해 선수들도 매뉴얼을 따랐다다. 이동국은 “경기 전에 마스크를 써야하고, 악수나 어깨동무, 세리머니를 하지 말라는 이야기가 있었다. ‘축구의 꽃’은 기뻐하는 세리머니인데, 아쉬운 마음이 있었다. 팬들에게 보여줘야한다는 책임감으로 감수하며 (덕분에 세리머니를) 했다”고 말했다.

소셜미디어에는 12년 만에 잉글랜드 미들즈브러 이동국 유니폼을 꺼내 입고 응원하는 해외팬도 나왔다. 전북 공격수 이동국이 2006년부터 2시즌간 미들즈브러에 뛰었을 당시 유니폼이다. [사진 소셜미디어 캡처]

소셜미디어에는 12년 만에 잉글랜드 미들즈브러 이동국 유니폼을 꺼내 입고 응원하는 해외팬도 나왔다. 전북 공격수 이동국이 2006년부터 2시즌간 미들즈브러에 뛰었을 당시 유니폼이다. [사진 소셜미디어 캡처]

이날 K리그 개막전은 영국 BBC도 생중계했다. K리그 중계권은 영국, 독일 등 36개국에 판매됐다. 유튜브에서는 영어 해설로 무료 중계됐다. 소셜미디어에서 12년 만에 잉글랜드 미들즈브러 이동국 유니폼을 꺼내 입고 응원하는 해외팬도 나왔다. 전북 공격수 이동국이 2006년부터 2시즌간 미들즈브러에 뛰었을 당시 유니폼이다.

그 이야기를 꺼내자 이동국은 “영국 팬들은 많이 없을 것 같다. 그 분들에게 생존 신고를 해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며 웃었다. 이어 이동국은 “경기 시작 전에 K리그가 전 세계적으로 관심이 많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K리그 수준이 상위리그 수준이라는걸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컸던 것 같다”고 말했다.

전주=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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