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5곳 중 4곳 "코로나로 계획대로 채용 다 못했다"

중앙일보

입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상반기 채용 시장이 꽁꽁 얼어붙은 것으로 확인됐다. 당초 계획했던 채용 인원을 모두 채용한 기업은 5곳 중 1곳 정도에 그쳤고, 절반 이상(55.1%)의 기업은 ‘최소 규모로만’ 채용했다고 밝혔다. 이는 취업 플랫폼인 잡코리아가 국내 560개 기업(대기업 59개, 중견기업 154개, 중소기업 347개사)을 대상으로 ‘올해 상반기 직원 채용 현황’에 대한 설문 조사를 한 뒤 29일 발표한 결과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당초 상반기 중 직원 채용 계획이 있던 기업은 79.3%(444개사)에 달한다. 그러나 상반기에 계획한 채용 인원을 모두 충원한 기업은 많지 않았다. 채용 규모 및 시행 여부를 조사한 결과 당초 계획대로 모두 채용했거나, 채용 중인 기업은 전체의 21.4%에 그쳤다. 반면 ‘최소 규모로 (일부만) 채용했다’고 답한 기업이 55.2%로 절반을 넘겼다. 또 ‘전혀 채용하지 못했다’고 답한 기업도 23.4%로 조사됐다.

자료 잡코리아

자료 잡코리아

기업별로 대기업 중에는 ‘모두 채용했다(채용 중이다)’는 기업이 34.5%로 중견기업(25.2%)이나 중소기업(16.3%)보다 상대적으로 많았다. 반면 중소기업 중에는 ‘전혀 채용하지 못했다’고 답한 기업이 29.7%로 중견기업(16.1%)이나 대기업(14.5%)보다 높아, 중소기업의 채용 여건이 더 어려웠던 것으로 풀이됐다.

계획대로 직원 채용이 이뤄지지 않은 이유로는 ‘코로나19 확산의 영향’을 꼽는 기업들이 많았다.
조사 결과 ‘코로나19 확산으로 아직 채용 전형을 시작도 하지 못했다’는 기업이 55.9%로 절반 이상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서류전형은 진행했으나 면접을 진행하지 못해’ 직원을 충원하지 못했다는 기업이 33.8%였다. ‘회사의 경영 상태가 좋지 않아 채용을 진행하지 못했다’는 기업도 27.6%였다.

채용 계획 자체를 축소할 수도
더 큰 문제는 코로나19의 여파로 채용 계획 자체가 축소될 수 있다는 점이다. 상반기 계획대로 직원을 모두 충원하지 못한 기업 중 34.4%는 ‘코로나19 상황이 지속한다면 하반기로 채용을 연기할 것’이라 답했다. ‘남은 상반기 내에 채용할 것’이라는 기업은 32.1%였다.

반면 ‘채용 규모를 축소할 것’이라고 답한 기업도 31.2%로 적지 않았고, 2.3%는 ‘미정’이라 답했다. 변지성 잡코리아 팀장은 “코로나19의 확산 세가 소강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남은 상반기 내에 일부 채용이 진행될 것으로 보이지만, 본격적인 대규모 채용은 하반기 취업 시즌을 기대해야 할 것 같다”고 내다봤다.

이수기 기자 lee.sooki@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