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슨 총리 돌본 NHS 간호사 "힘들지만 사람 살리는 일…최선 다한다"

중앙일보

입력

22일 제니 맥지가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를 돌본 일화를 이야기하고 있다. AP=연합뉴스

22일 제니 맥지가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를 돌본 일화를 이야기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세계 정상 중 최초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감염된 보리스 존슨(55) 영국 총리의 담당 간호사가 존슨 총리와의 일화를 공개했다. 뉴질랜드 출신의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 간호사인 제니 맥지가 그 주인공이다.

그는 존슨 총리가 이달 초 런던의 성 토마스 병원에서 퇴원하면서 감사를 표했던 간호사 2명 중 한 명이다. 또 다른 한 명은 포르투갈에서 온 루이스 피타르마다.

"존슨 총리, 다른 환자와 똑같이 대해"  

23일(현지시간) 방영된 '텔레비전 뉴질랜드(TVNZ)'와 인터뷰에서 맥지는 "의료진은 존슨을 그저 다른 환자들과 똑같이 대했다"고 말했다. 맥지는 10년간 집중 치료실에서 근무했고, 그 중 5년은 집중 치료실 책임자로 재직했다. 존슨 총리는 지난달 27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뒤 지난 6일 상태가 악화하면서 집중치료실로 옮겨 치료를 받았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EPA=연합뉴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EPA=연합뉴스

맥지는 12일 퇴원한 존슨 총리가 의료진에 감사 인사를 할 때 자신의 이름을 언급해 매우 놀랐다고 말했다. 그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다"며 "나는 친구가 장난을 치고 있는 게 아닌가 착각할 정도로 놀랐다"고 했다.

맥지는 환자의 개인 정보란 이유로 존슨 총리에게 구체적으로 어떤 의료 조처를 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대신 자신의 고향인 뉴질랜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존슨 총리와 많은 시간을 보냈다고 답했다.

"뉴질랜드 총리 페이스북 글에도 감동받아" 

맥지는 또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남겼을 때 크게 감동했다는 사실도 털어놓았다.

맥지는 "존슨 총리가 나를 인터뷰에서 언급한 날 메시지를 너무 많이 받게 돼서 폰을 꺼뒀는데, 다음 날 아침에 폰을 다시 켜 보니 '페이스북을 확인하라'는 친구들의 메시지가 잔뜩 쌓여 있었다"며 "하마터면 뉴질랜드 총리의 메시지를 무시하는 나쁜 사람이 될 뻔했다"고 웃으며 말했다.

맥지는 "팬데믹 상황에서 병원에서 일하는 건 육체적으로 매우 지치고 감정적으로도 힘든 일이지만 열심히 일하는 만큼 많은 사람을 살릴 수 있다는 점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맥지는 "일하면서 가장 슬픈 순간은, 가족이 없이 혼자 돌아가신 고인 옆에 있게 되는 순간"이라며 "서로를 지지해주는 NHS 의료진들의 팀워크와 아름다운 마음씨가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앞서 존슨 총리는 12일 퇴원하면서 “지난 48시간 동안 내 병상을 지켜준 뉴질랜드 출신의 제니, 포르투갈의 루이스 간호사에게 감사하다. 이들은 내 생명의 은인”이라고 감사를 표한 바 있다.

신혜연 기자 shin.hyeyeon@joongag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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