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韓키트 수입한 주지사 맹비난 "불필요한 행동 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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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혜연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단 키트를 확보한 래리 호건 메릴랜드 주지사를 20일(현지시간) 강하게 비판했다. 불필요한 행동을 했다면서다.

USA투데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 브리핑에서 "메릴랜드 주지사는 상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며 "미국은 이미 충분히 신종 코로나 검진을 할 여력이 된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20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 태스크 포스 브리핑에서 답변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호건 주지사를 강하게 비난했다. 그는 "호건 주지사가 만일 한국이 아니라 워싱턴에 도움을 요청했다면 큰돈을 아낄 수 있었을 것"이라며 "호건 주지사는 정말로 연방 연구소를 모른다"고 말했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주지사가 언제 한국에 키트를 주문했는지 모르겠다"면서 "호건 주지사의 집무실에 후속 조처를 하겠다"는 엄포를 놓기도 했다.

TF팀에 소속된 브렛 지로아 미국 보건복지부 차관보도 "메릴랜드 주지사가 한국과 뭘 하고 있는지는 모르지만, 우리에겐 이미 매일 신종 코로나 검사를 할 충분한 능력이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을 거들었다.

공화당 소속으로 전국 주지사 협회의 의장을 맡은 호건 주지사는 코로나19 상황에서 공화·민주 양당을 포괄하는 주지사들의 대변인 역할을 맡고 있다. 호건 주지사는 줄곧 미국에 검진 키트와 의료 장비 등이 부족하다고 지적해왔다.

한편 지난 18일 호건 주지사는 한국에서 코로나19 진단키트 50만개를 공수했다. 워싱턴포스트(WP) 등 미국 현지 언론은 한국계인 호건 주지사의 아내 덕에 메릴랜드주가 진단키트를 확보할 수 있었다며 이 소식을 비중있게 전하기도 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유미 호건 여사가 직접 한국 내 여러 회사와 통화한 결과 랩지노믹스와 거래를 성사시켰다"고 보도했다. 호건 주지사는 2004년 한국계 유미 호건(한국 이름 김유미) 여사와 결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