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장 앞 1인 시위 나선 고2…“우리도 투표하고 싶다”

중앙일보

입력

만 18세 이상 유권자도 한 표를 행사한 21대 국회의원 선거 투표 당일, 만 18세 미만 청소년 유권자도 "투표하고 싶다"는 1인 시위가 있었다.

15일 21대 국회의원 선거 투표가 진행 중인 광주광역시 북구 용봉동 전남대학교 컨벤션홀 투표소에서 고2 학생이 청소년 투표권 확대를 요구하는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15일 21대 국회의원 선거 투표가 진행 중인 광주광역시 북구 용봉동 전남대학교 컨벤션홀 투표소에서 고2 학생이 청소년 투표권 확대를 요구하는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15일 오전 11시쯤 광주광역시 북구 용봉동 전남대학교 컨벤션홀 투표소 앞에서 고등학교 2학년 이윤(17)양이 만 18세 미만 청소년의 투표권을 요구하는 1인 시위를 하고 있었다. 이 양은 "청소년이라고 정치에 관심 없다 생각할 수 있지만, 이번 총선에서 출마한 정치인들의 면면을 다 꿰고 있다"며 "단 1년 차이로 투표를 못 한다는 것이 너무 아쉽다"고 했다.

이 양이 관심 갖는 분야는 학생과 청소년 인권, 교육의 질이다. 이번 총선도 마찬가지다. 이 양은 지난 6·13 지방선거에서 투표하지 못한 아쉬움을 전했다. 이 양은 "교육 당사자인 청소년이 직접 투표를 할 수 없었고 지금도 만 18세 이상 고등학교 3학년만 제한적으로 투표한다"며 "교육감 선거는 당연히 청소년이 참여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했다.

이 양의 1인 시위를 바라보는 유권자들의 시선도 엇갈렸다. 전남대학교 투표소를 찾은 한 유권자가 이 양의 1인 시위를 놓고 민원을 제기해 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가 현장을 찾는 일이 있었다. 또 다른 어르신 유권자는 1인 시위 중인 이 양에게 "청소년이 정치에 관심 갖는 일 자체가 대단하다"는 말을 전했다.

선관위 관계자는 이 양의 1인 시위가 특정 정당이나 후보를 지지·비방하거나 투표를 독려하는 행위가 아니라고 판단해 1인 시위를 금지하진 않았다.

광주광역시=진창일 기자 jin.changi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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