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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은 '푸른색' 영남은 '분홍색'···지역주의 벽 더 높아졌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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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대 국회의원선거가 끝난 15일 오후 대전 한밭체육관에 마련된 개표소에서 개표사무원들이 총선 후보들의 투표용지를 분류작업 하고 있다.김성태 기자

제21대 국회의원선거가 끝난 15일 오후 대전 한밭체육관에 마련된 개표소에서 개표사무원들이 총선 후보들의 투표용지를 분류작업 하고 있다.김성태 기자

21대 총선 개표가 진행 중인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은 호남 의석을, 미래통합당은 영남 의석을 싹쓸이할 것으로 보인다.

16일 0시 10분 현재 전국 개표율 69.5% 상황에서 호남 28개 지역구 중에서 27곳에서 더불어민주당 후보들이 득표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남원·임실·순창에서 이강래 민주당 후보를 제치고 당선 유력한 이용호 후보만이 무소속이다. 하지만, 이 후보는 당선 후 민주당 입당을 공언한 상태다.

TK(대구‧경북) 25곳 중에선 미래통합당 후보들이 24곳에서 가장 높은 득표율을 기록 중이다. TK 지역구 중 유일하게 미래통합당 후보가 밀리는 대구 수성을도 홍준표 후보가 우세여서 사실상 25곳 모두 보수가 가져갈 확률이 높다.

PK(부산‧경남) 34곳에서는 미래통합당 후보들이 26개 선거구에서 큰 격차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 부산 지역 4곳(부산진갑, 남을, 북‧강서갑, 사하갑)과 경남 양산을은 접전 양상을 보인다. 산청함양거창합천 지역에서는 무소속인 김태호 후보가 유력하다.  김해갑‧을에서만 민주당 후보의 당선이 유력하다.

이에 21대 총선에도 지역주의를 벗어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형준 미래통합당 공동선대위원장은 KBS 개표방송 ‘내 삶을 바꾸는 선택, 2020 총선’에 나와 “한국 정치적 양극화는 심각한 문제다”며 “호남만 해도 미래통합당은 말할 것도 없고, 무소속이나 민생당까지도 명함도 못 내밀 정도로 참패했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지역주의는 바람직하지 않고, 이를 어떻게 극복할지는 과거로 돌아간 과제다”고 덧붙였다.

다만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같은 방송에서 지역주의 재현을 인정하면서도 “영남 전체로 보면 경합 지역이 많다. 낙선한 후보 득표율이 예전처럼 일방적으로 낮지 않다”며 “저 정도 만큼은 한국 정치가 지역주의를 극복해온 결과로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한편 20대 총선 땐 대구에서 김부겸 민주당 후보와 홍의락 당시 무소속 후보가 당선됐다. 부산지역에서는 5명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나왔고, 경남 지역에서는 민주당이 3곳을 정의당 1곳을 가져간 바 있다. 호남 지역에서는 국민의당이 ‘녹색 돌풍’을 일으키며 28석 중 23석을 가져갔고, 새누리당(미래통합당 전신)도 2석을 차지했다.

석경민 기자 suk.gyeo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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