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아 백신사고 빈발, 관리체계 구멍

중앙일보

입력

백신을 예방접종한 영아들의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올들어서만도 벌써 3번째이다. 영아를 가진 부모들은 ´불안해서 예방접종을 할 수 있겠느냐´며 대책을 마련하라고 아우성이다.

▲잇단 백신사고= 올들어 백신사고가 첫 보고된 것은 지난 10일. 4개월된 영아가 지난해 11월30일 소아마비 및 DPT(디프테리아.파상풍.백일해) 예방백신을 맞은 후 눈, 귀가 머는 증세를 보였던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이어 생후 16개월된 여자아이가 홍역.풍진.볼거리 혼합백신(MMR)을 예방접종한 후 혼수상태에 빠진 것으로 지난 21일 확인됐다.

25일에는 생후 4개월된 남자아이가 DPT(디프테리아.파상풍.백일해), 소아마비, 뇌수막염 백신을 동시에 접종한 후 사흘만에 사망한 사고가 보고됐다.

▲구멍뚫린 백신관리= 보건당국은 ´백신을 접종한 영아들의 사고가 백신 부작용인 지 여부가 명확하지 않다´며 ´문제의 백신은 즉각 봉함.봉인해 유통되지 못하도록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보건당국의 이런 설명에도 불구, 곳곳에서 백신관리의 허점이 드러나고 있다. 생후 16개월된 여자아이를 혼수상태에 빠뜨린 MMR 백신의 경우, 식품의약품안전청이 이미 98년7월 ´부작용이 우려된다´며 균주를 대체할 것을 보건복지부에 건의했었다.

그러나 문제의 균주는 계속 사용됐고 결국 사고를 일으켰다. 당국은 최근에서야 예방접종심의위원회를 열어 문제의 균주에 대한 사용금지를 의결했다.

보건당국이 늘 내세우는 봉함.봉인조치도 정작 집행기관인 시.군.구에는 잘 먹혀들지 않아 사고 후에도 동일한 제조백신이 버젓이 유통되고 있는 실정이다.

연초 6개월된 영아가 접종받은 후 눈귀가 먼 소아마비 및 DPT 백신은 봉함.봉인 지시가 있은 지 닷새가 지나도록 일선병원들은 그같은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대책= 영유아 예방백신 접종사고의 원인으로는 예방접종으로 인한 알레르기 쇼크 가능성이 꼽힌다. 백신면역은 이물질을 몸에 주입해 면역성을 기르는 방법이어서 쇼크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홍역.볼거리.풍진.소아마비 등 생백신은 백신접종 자체만으로도 병에 걸릴 수 있어 면역기능이 약한 아이는 접종을 피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뇌수막염 백신은 국소적인 부종, 경변, 홍반, 발열 등이, DPT백신은 종창, 동통, 발열, 오한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사전에 전문의와의 상담이 필수적이다.

한편 영아들은 성장기별로 2, 4, 6개월에는 소아마비와 DPT백신을, 15개월에는홍역.볼거리. 풍진 예방접종을 실시한다. 18개월에는 DPT 추가접종을, 세살때부터는 일본뇌염을, 여섯살때부터는 소아마비와 홍역.볼거리.풍진 백신 등을 다시 접종한다. (서울=연합뉴스)

신지홍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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