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허위신고에 '한옥마을 폭파' 소동···이유 묻자 "그냥 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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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한옥마을 전경. 연합뉴스

전주한옥마을 전경. 연합뉴스

전북 전주한옥마을에 폭발물을 설치했다는 허위신고를 한 10대가 별다른 이유 없이 범행을 저질렀다고 경찰에서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다.

13일 전주 완산경찰서에 따르면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전날 구속된 A(16)군은 허위신고의 동기를 묻는 수사관의 질문에 “그냥 그랬다”고 답했다. A군은 반복된 질문에 매번 같은 답을 거듭했다. 올해 6차례의 허위신고에 대해서도 “모두 내가 했다”고 인정했다. A군은 이번 허위신고 이외에도 성범죄를 저지른 정황이 드러나 또 다른 경찰서에서도 조사를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A군은 지난달 30일 오후 6시11분께 “한옥마을의 한 상점에 폭발물을 설치했다”고 허위신고를 했다. 경찰이 “설치장소가 구체적으로 어디냐”고 묻자, A군은 “직접 알아보라”고 말한 뒤 전화를 끊었다. A군은 신고 당시 중년 남성의 목소리를 흉내 냈던 것으로 알려졌다.

폭발물 신고에 경찰 특공대와 육군 폭발물처리반(EOD) 등 70여명의 인력이 현장에 투입돼 신고가 접수된 상가와 일대 수색작업을 벌이고 관광객과 주민들을 대피시켰다. 이들은 3시간 넘게 한옥마을 상점을 샅샅이 수색했으나 폭발물은 발견하지 못했다.

A군은 이후 7시간 만에 또 다른 허위신고를 했고 이를 추적한 경찰에 의해 범행 11일 만에 전주의 한 쇼핑몰에서 체포됐다.

A군은 유심칩을 제거한 휴대전화를 사용해 경찰 수사에 혼선을 준 것으로 드러났다. 유심칩이 없으면 일반 통화는 불가능하지만, 112 등 긴급전화는 할 수 있다는 점을 노린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가 혐의를 인정하면서도 아무런 이유 없이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며 “여죄 등 추가 조사를 마치고 사건을 검찰에 넘길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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