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 유방암 진행과정 예측 가능

중앙일보

입력

초기 유방암이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지를 미리 예측해 고통스러운 화학요법 시행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방법이 개발되었다고 영국의 BBC방송이 15일 보도했다.

미국 시카고대학 메디컬 센터의 세포종양학 교수 루스 헤이만 박사는 종양샘플속에 E-카데린이라는 단백질이 어느정도 들어있는지를 측정, 초기유방암의 예후를 예측하는 방법을 개발했다고 이 방송은 말했다.

BBC방송은 이 방법으로 오래 생존할 가능성이 90%인 환자와 44%인 환자를 구분해 낼 수 있다고 밝히고 이에 따라 화학요법이 필요한지 여부를 판단할 수 있게 되었다고 말했다.
헤이만 박사는 유방절제수술을 받았지만 방사선치료나 화학요법은 받지않은 유방암환자 2천136명을 장기간에 걸쳐 추적조사했다. 그 결과 종양샘플에 들어있는 E- 카데린이 비정상적으로 적으면 유방암이 공격적인 형태로 진행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헤이만 박사는 "우리의 분석은 E-카데린 같은 생물학적 표지(標識)가 종양의 크기, 종양의 등급, 에스트로겐 수용체의 존재 또는 환자의 나이보다 훨씬 중요함을 시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헤이만 박사는 E-카데린은 암세포가 새로운 영역으로 침투하는 것을 억제하는 작용을 한다고 밝혔다.

유방암 환자가 사망하는 것은 본래의 유방암 세포때문이 아니라 암세포가 다른 곳으로 전이되기 때문이다. 암세포의 전이를 막기 위해 시행되는 것이 화학요법이지만 항상 효과가 있는 것은 아니고 고통스러운 부작용은 많다.

초기유방암 환자는 암세포가 전이되는 경우가 20-30%에 불과하다. 따라서 암세포 전이 위험이 어느정도인지를 미리 예측할 수 있다면 위험의 정도에 따라 화학요법의 강도를 강화하거나 가볍게 하거나 아니면 아에 화학요법을 시행하지않을 수도 있을 것이다. (브뤼셀=연합뉴스)

이종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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