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식의 병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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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식의 병인은 그리 간단하게 설명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천식의 병인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양방적으로는 알레르기, 감염, 자율신경계의 실조, 내분비계의 이상, 수용체의 차단상태, 정신적인 요인, 유전적인 소인으로 그 중에서 상당한 요인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알레르기 천식입니다.

2) 한방적으로는 이상의 내용을 포함함은 물론이고, 한의학에서 천식의 근본원인으로 가장 중요시하는 것은 심신의 과로와 양생의 부조화로 인한 저항력의 감퇴 및 폐기능의 저하, 즉 몸이 차서(身冷) 유발되는 증상으로 볼 수 있습니다.
또 그 상태에 따라 발작기(급성기)와 완해기(만성기)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습니다.
발작기에는 풍한(風寒), 폐열(肺熱), 담탁(痰濁)이 원인이 되며, 완해기에는 폐허(肺虛), 비허(脾虛), 신허(腎虛)가 원인이 된다고 보고 있어 치료방법도 각기 달리하고 있습니다.
인체의 원기가 허(虛)해져 냉하게 되면 인체내 장기의 생리적 분비물이(예: 콧물, 눈물, 타액, 폐내 분비물등) 엉키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병리적 물질인 담(痰)으로 이 담(痰)이 장부 내에 쌓이게 되면 폐(肺)와 신(腎)의 기능에 장애가 생기고, 또 여기에다 외감(外感)이나 음식, 기후변화, 정신적 요인이 겸하였을 때 천식과 같은 질환들이 유발 된다고 본니다. 무엇 보다도 천식의 발병요인으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환자의 내적인 소인(素因)인 저항력 즉 陽氣, 精力, 생명력의 약화를 들 수 있습니다.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서양의학에서는 알레르기를 유발시키는 항원에 대한 연구를 위주로 하는 반면에 한의학에서는 환자 개개인에 내재되어 있는 체질적인 요소와 폐(肺), 비(脾), 신(腎)등 인체 장부의 기능저하 및 실조로 천식의 병인을 찾고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로 알레르기 단독으로만 천식을 일으키는 경우 보다는 감염이라 든지, 자율신경계의 실조(失調), 내분비계의 이상, 수용체의 차단상태, 요즘은 특히 정신적인 요인(七情)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서 천식을 일으키게 됩니다.
이러한 병인들과 함께 생각해야 하는 것은 환자 개개인이 갖고 있는 유전적인 소인(素因)을 빼 놓을 수 없습니다. 이를 한방에서는 체질의학이라 하여 사상체질(태양인, 소양인, 태음인, 소음인)학적으로 설명이 가능합니다. 즉 천식의 유전적인 소인을 가지고 있는 경우에다 알레르기 반응 등의 후천적인 원인이 더해지면 천식을 일으킬 가능성이 한층 더 높아질 것입니다.
한방에서는 특히 폐, 대장기능을 약하게 타고나서 잘 비습(肥濕)해지는 체질인 태음인들에게 많습니다. 또 속(內)에 화(火)를 가진 소음체인 여자보다는 속에 음(陰)을 가진 소양체인 남성에게 무려 8배나 더 높은 발병율을 나타내는 것도 천식이 타고난 체질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조건을 가진데 다가 감염 등 위에서 말씀드린 병인들이 추가로 작용해서 천식이 발작된다고 보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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