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연 후 운동.음식조절 병행해야 체중 안늘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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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를 끊은 뒤 체중이 증가하는 것은 음식섭취량 증가와 함께 니코틴에 의한 신체 에너지소모 증가 효과가 사라지기 때문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루스빌대 피터 로웰박사팀은 의학전문지 ´니코틴과 담배 연구´최신호에서 남성 흡연자에 대한 실험 결과 금연 후에 나타나는 체중증가는 음식섭취량 증가 외에도 니코틴의 에너지 소모 촉진효과가 없어졌기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담배를 끊은 뒤에는 체중이 증가하며 그 원인은 대부분 음식 섭취량 증가 때문으로 알려져 있으나 체중 증가의 30%에 대해서는 설명이 되지 않고 있었다.

연구팀은 남성 흡연자 10명을 대상으로 움직이는 상태와 앉아있는 상태에서 담배를 피울 때의 신체 내 에너지 소모량 변화와 심장박동, 혈중 니코틴과 스트레스 호르몬 변화 등을 조사했다.

이 결과 흡연은 그 자체로 우리 몸의 에너지 소모를 증가시키며 이같은 에너지 소모 증가효과는 가만히 앉아서 담배를 피울 때보다 몸을 움직이며 피울 때 더 크게 나타나는 것으로 밝혀졌다.

실내에서 운동용 자전거 페달을 밟으며 담배를 피운 사람의 에너지 소모는 6.3% 증가했으나 가만히 앉아서 피운 사람의 에너지 소모증가는 3.6%에 그쳤다.

이는 담배를 끊을 경우 평소 움직이면서 담배를 피운 사람이 가만히 앉아서 담배를 피우던 사람보다 체중이 증가할 가능성이 더 크다는 것을 뜻한다.

또 혈중 니코틴과 스트레스 호르몬인 에피네프린, 노레피네프린도 운동하면서 담배를 피울 때가 앉아서 담배를 피울 때보다 상대적으로 높았다.

특히 연구팀이 운동하며 담배를 피운 사람과 앉아서 담배를 피운 사람의 혈중 니코틴 차이를 인위적으로 없애자 두 그룹 사이의 에너지 소모 차이도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는 움직이며 담배를 피울 때 나타나는 에너지 소모량 증가의 원인이 바로 니코틴 때문이라는 것을 의미한다"고 풀이했다.

이 연구결과는 담배를 끊는 사람이 체중이 증가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음식 섭취량이 늘지 않도록 해야하는 것은 물론 운동을 통해 니코틴에 의해 소모되던 에너지까지 더 소모시켜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로웰박사는 "움직이며 담배를 피울 때 혈중 니코틴이 더 높아지는 것이 담배를 피울 때의 습관 차이 때문인지 신체 내 니코틴 대사과정에 의한 것인지는 아직 명확치 않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주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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