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공학 이용 자식 성별 선택´-獨 연구소 쥐 실험 성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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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 공학을 이용해 자식의 성별을 마음대로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이 개발됐다고 독일 일간 디 벨트가 20일 보도했다.

독일의 막스 플랑크 면역생물학 연구소는 쥐 실험에서 유전자 조합을 변화시켜 수컷을 암컷보다 두배나 많이 낳을 수 있도록 하는데 성공했다.

성별을 결정하는 X,Y 염색체는 자연상태에서는 암컷과 수컷이 동일한 비율로 태어나도록 분배된다. 이때 성별을 결정하는 것은 쥐의 경우 17번 염색체로 이 염색체는 정자의 운동성을 결정한다고 한다.

유전자 조작을 통해 17번 염색체가 정자의 움직임을 활발하게 하도록 할 경우 수컷이 되도록 하는 Y염색체를 가진 정자가 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난자에 도달해 수컷쥐의 생산을 촉진한다는 것이다.

베른하르트 헤르만 연구팀장은 정자의 운동성을 강화하는 유전자 조작을 통해 앞으로 100% 성별 선택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쥐에서 발견된 이런 특성은 다른 포유류 뿐 아니라 인간에게도 적용이 가능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러나 헤르만 팀장은 성별 선택은 인간에게는 사용해서는 안되며 가축 사육에만 사용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후손의 성별을 결정하는 또 하나의 방법은 X 염색체와 Y 염색체의 무게차를 이용하는 것이다. 남성 염색체인 Y 염색체는 여성 염색체인 X 염색체에 비해 무게가 2.8-7.5% 정도 가볍다.

이같은 특성을 이용해 정자를 원심분리기에 넣고 돌려서 남성이 되도록 하는 정자와 여성이 되도록 하는 정자를 분리해 이를 인공수정하면 85-90%의 확률로 후손의 성별을 결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방법은 비용이 매우 많이 들기 때문에 축산업 등에서는 거의 이용되지 않으나 인간에게는 사용될 가능성이 있다.

독일의 태아보호법은 원칙적으로 이같은 조작을 금지하고 있지만 부모가 성별에 따라 선택적으로 유전되는 병을 가진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이런 조작이 허용된다.

그러나 아들, 딸을 구별해 낳고자 하는 인간의 욕구가 있는 한 이 방법이 예외적인 경우에만 사용될 지 의문시되고 있다.[베를린=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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