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지붕 두 가족' 민주당·시민당 선대위 출정식도 합동으로…미래한국당엔 "꼼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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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과 더불어시민당은 2일 국회 본관 로텐더호엘서 중앙선대위 합동 출정식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이해찬 대표는 민주당과 시민당을 새의 양쪽 날개에 비유하며 '총선 대승'이라는 목표를 내걸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과 더불어시민당은 2일 국회 본관 로텐더호엘서 중앙선대위 합동 출정식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이해찬 대표는 민주당과 시민당을 새의 양쪽 날개에 비유하며 '총선 대승'이라는 목표를 내걸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과 더불어시민당(이하 시민당)이 2일 선거대책위원회 합동 출정식을 열었다. “국민을 지킨다”는 명분으로 두 정당이 한 지붕 아래 모였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이날 출정식에서 “새는 두 날개가 있어야 난다. 지역구에서 민주당이 대승하고, 비례에서 시민당이 대승해서 이 난국을 이겨내야 한다”고 말했다. 출범식에는 이 대표와 이인영 원내대표, 이낙연 코로나 19 국난극복위원장 등 민주당 지도부 외에 이종걸·최배근·우희종 시민당 선대위원장도 나란히 참석했다.

두 정당은 향후 권역별 선거운동도 함께할 예정이다. 시민당의 비례대표 후보가 민주당 지역구 후보의 유세 현장에 동행하는 식이다. 공직선거법은 타 정당과 그 소속 후보에 대한 선거운동을 금지하고 있다. 즉, 후보자 간 상호 지지 발언은 불법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양 당의 후보가 같은 장소에서 선거 운동을 하는 것은 전혀 문제가 없다는 게 선관위의 유권해석이다. 같은 장소에 있되 민주당은 지역구 유세를, 시민당은 비례대표 유세를 진행하면 된다”고 말했다.

열린민주당은 2일 광주 운정동의 5·18민주묘지를 방문했다. [연합뉴스]

열린민주당은 2일 광주 운정동의 5·18민주묘지를 방문했다. [연합뉴스]

두 정당이 ‘원 팀’ 기조를 강조하는 것은 범여권 비례 정당인 열린민주당의 지지율 상승을 견제하기 위한 측면도 있다.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비례 정당인 시민당과 열린민주당이 같은 지지층을 놓고 경쟁하는 '제로섬(zero sum) 구도'가 명징하다.

여론조사업체 갤럽이 지난달 27일 발표한 비례대표 정당 투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9%가 열린민주당을 찍겠다고 답했다. (지난 24~26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 조사, 표본오차는 ±3.1%포인트. 자세한 여론조사 개요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전주(4%)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난 수치였다. 같은 기간, 시민당 지지율은 33%에서 25%로 8%포인트 낮아졌다.

양 당의 모당(母黨)인 민주당도 열린민주당을 향해 견제구를 날린다. 서울 종로에 출마한 이낙연 후보는 이날 방송기자 클럽 토론회에서 열린민주당에 대해 “그 당이 생기기를 원했던 것도 아니고 당이 생기는 과정에서 누군가 도운 적도 없다. 현재 그런(연합·합당) 논의 자체가 없다”며 선을 그었다.

'따로 또 같이'라지만 미래한국당 향해선 "꼼수" 

원유철 미래한국당 대표가 서울 중구 두산타워빌딩 앞 거리에서 열린 민생현장 방문 행사에서 기호와 당명이 적힌 점퍼를 뒤집어 입고 있다. [연합뉴스]

원유철 미래한국당 대표가 서울 중구 두산타워빌딩 앞 거리에서 열린 민생현장 방문 행사에서 기호와 당명이 적힌 점퍼를 뒤집어 입고 있다. [연합뉴스]

시민당은 민주당과 '공동 운명체'임을 강조하면서도 미래통합당의 비례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에 대해선 ‘꼼수를 부리지 말라’고 비판했다. 이날 원유철 미래한국당 대표가 미래통합당과 공동으로 선거운동을 하면서 기호·당명이 적힌 옷을 입었다가 공직선거법 위반된다는 지적에 점퍼를 뒤집어 입은 것을 지적하면서다. 시민당 대변인실은 “기호가 적힌 점퍼를 입으면 선거법 위반이 되기에 황급히 점퍼를 뒤집어 입는 꼼수를 부렸다. 꼼수 선거운동으로 공직선거법은 피할 수 있겠으나 국민의 준엄한 심판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정진우 기자 dino8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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