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코올+카페인으로 뇌졸중 치료

중앙일보

입력

뇌졸중 발생 2시간안에 알코올과 카페인을 섞어 환자에게 투여하면 뇌졸중으로 인한 뇌세포 손상을 크게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동물실험 결과 밝혀졌다.

미국 휴스턴대학 의과대학 뇌졸중 프로그램실장인 제임스 그로타 박사는 13일 시애틀에서 열리고 있는 미국신경학회 연례회의에서 뇌졸중을 발생시킨 실험실쥐들에 2시간이 지나기전에 알코올과 카페인을 함께 투여한 결과 뇌졸중으로 인한 뇌세포 손상이 80%나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그로타 박사는 뇌로 가는 혈관을 막아 쥐들에 뇌졸중을 발생시킨뒤 이들중 일부에는 알코올이나 카페인중 하나만을, 또다른 쥐들에는 이 두가지를 섞어서 투여하고 나머지는 그대로 방치한 결과 알코올과 카페인을 혼합투여한 쥐들만 이같은 놀라운 결과가 나타났다고 말했다.

쥐들은 뇌졸중을 일으킨뒤 뇌의 133㎣가 손상되었으나 알코올과 카페인이 함께 투여된 쥐들은 손상된 뇌부위가 16㎣로 크게 줄어든 반면 알코올만 주입된 쥐들은 방치된 쥐들보다 뇌손상 부위가 오히려 34% 늘어나고 카페인만 투여된 쥐들은 방치된 쥐들과 뇌손상 정도가 같았다.

그러나 뇌졸중 발생 2시간이 지난후 이 두가지 음료를 투여했을 때는 효과가 점점 약해지기 시작해 3시간이 넘어 투여했을 때는 전혀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으며 뇌졸중 발생전에 투여했을 경우도 역시 효과가 없었다.

알코올은 술 두잔, 카페인인은 커피 3잔 분량 정도였다.

그로타 박사는 ´놀라운 일은 이 방법이 단순히 효과가 있는 정도가 아니라 매우 극적인 효과가 나타난다는 사실´이라고 강조하고 알코올과 카페인을 섞으면 강력한 시너지 효과가 나타나면서 뇌졸중 영향으로부터 뇌를 보호하는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 결과가 다른 연구팀에 의해서도 확인된다면 실제 뇌졸중 환자를 대상으로 소규모의 예비임상실험을 시도할 계획이다.

임상실험에서 효과가 확인된다면 구급의료요원이 뇌졸중 환자를 병원으로 옮기면서 알코올과 카페인을 투여하는 시대가 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시애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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