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시계유전자 이용 코카인 중독 치료

중앙일보

입력

생물시계를 관장하는 유전자에 결함이 생기면 코카인 중독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밝혀짐으로써 코카인 중독을 치료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찾아낼 수 있게 됐다.

미국 버지니아대학 연구팀은 과학전문지 사이언스 최신호에 발표한 연구보고서에서 생물시계의 24시간 리듬을 조절하는 유전자가 코카인 감작여부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과실파리 실험에서 밝혀졌다고 말했다.

이 연구보고서는 과실파리들에게 코카인을 반복해서 투여한 결과 잘 날지를 못하는 등 심각한 중독효과가 나탔으나 생물시계를 조절하는 4개의 유전자중 어느 하나를 제거한 과실파리는 아무리 코카인을 투입해도 전혀 영향을 받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는 생물시계를 관장하는 유전자가 코카인 감작 여부를 결정하는 매우 중요한 효소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과실파리 실험결과가 인간의 마약중독에 어떠한 의미를 갖는지는 분명치 않지만 마약중독 치료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해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과실파리의 기본 유전자들은 대부분 인간의 유전자와 기능이 유사하기 때문에 유전자의 영향을 연구할 때는 흔히 과실파리가 이용된다.

국립마약남용연구소소장인 앨런 레슈너 박사는 이 연구결과가 마약중독에 영향을 미치는 유전 메커니즘을 규명하는 단서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논평했다.

레슈너 박사는 이 메커니즘이 밝혀진다면 마약중독의 위험이 높은 사람들을 미리 가려내 사전에 중독을 차단하는 것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 AP=연합]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