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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육의 통증과 피로

중앙일보

입력

별다른 손상이 없이 통증을 호소하는 기능적 근육통증의 원인은 잘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많은 학자들은 근조직에 가해진 반복적 미세손상이 서서히 진행되면서 근조직을 자극하여 통증을 유발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미세손상은 반복되는 습관적인 움직임이나 자세이상으로 올 수 있습니다.

특히 자세이상으로 인한 목이나 허리의 통증, 이를 갈거나 악무는 습관, 또는 정신적 압박으로 인한 긴장성 두통 등이 이에 속합니다. 이러한 반복되는 미세손상이 어떻게 통증을 유발하는가에 대해서는 이론이 많습니다.

Q :40 대 중반의 남성입니다. 평소에 운동을 전혀 안하다가 출장간 김에 지리산 하이킹을 하기로 동료들과 결정하고 등산을 시작하였습니다만 얼마 안가 다리를 들어올리는데도 피로하고 아파 결국 중도에서 포기하고 말았습니다. 도대체 근육은 왜 피로하게 되나요?

A :근육을 반복하여 계속 사용하여 더 이상 수축을 할 수 없게 된 상황을 근피로라고 합니다. 근육수축에는 에너지원이 있어야 하며 이 에너지원은 산소를 사용한 대사과정을 통하여 얻어집니다. 근수축을 지속하면 지니고 있던 산소를 다 써 버릴 뿐 아니라 수축하는 동안 근육으로의 혈류가 차단되어 산소공급이 차단되어 근조직은 허혈상태에 빠져 다리를 들어올릴 힘조차 없을 정도로 피로를 느끼게 됩니다. 이때 근조직에 쌓이는 대사산물들이 감각신경을 자극하여 통증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근피로는 또 근세포에 작은 손상을 주게 되고 염증반응을 유발하여 그 결과는 브라디키닌이나 프로스타글란딘과 같은 물질들이 유리되어 통증을 느끼게 됩니다. 이러한 조직내 자극이 지속되면 근육은 불수의적인 수축을 지속하는 경련을 초래하고 이러한 수축은 혈류의 차단을 더욱 심화시키고 근조직에 손상을 가하여 통증을 더 심화시킵니다.

운동이 부족하면 근육의 산소저장능력, 수축능력 및 산소를 이용한 대사능력이 저하됩니다. 이러한 능력은 수 주일의 운동으로 훨씬 개선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운동으로 개선되었던 것도 두 세 주일만 운동을 안해도 원상으로 돌아가기 쉽습니다.

Q :오래 운동을 하지 않다가 일요일에 북한산에 산행을 하고 돌아왔더니 다음날 아침 다리가 무겁고 아픈 것을 참고 간신히 출근을 하였습니다. 이러한 경우 다리가 아프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알지만 그 원인이 무엇일까요?

A :누구나 격심한 운동을 하고 나면 운동이 끝난 후 12시간 정도 지나면 근육이 뻣뻣해지고 조금만 움직여도 아픈 경험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는 격심한 운동으로 인하여 근섬유와 이에 연결되어 있는 결체조직 섬유들이 손상을 입고 이의 회복을 위한 염증반응이 지속되기 때문으로 생각됩니다. 특히 산에 올라갔다 하산할 때 소위 편심수축(eccentric contraction:근육의 길이가 늘어난 상태에서의 수축)을 하게 되는데 이때 근섬유의 손상이 더 많습니다.

근육에 통증을 느끼는 동안에 근조직을 관찰하면 근섬유가 파괴되거나 부어 있고 염증세포들이 증가하여 있습니다. 파괴된 근섬유 혹은 염증세포들에서 유리되는 물질들이 근육의 유해감수기를 흥분시켜 통각과민이 유발되리라 생각됩니다.

Q :오랜만에 동료들과 축구를 하려고 운동장에 나왔다가 몇 분 뛰지도 않았는데 갑자기 다리에 쥐가 났습니다. 쥐가 나는 원인은 무엇입니까?

A :쥐(cramp)는 근육이 통증을 동반하면서 갑자기 불수의적으로 수축하는 현상을 말합니다. 근육이 강하게 수축을 하면 근섬유 사이를 지나가는 혈관들이 압박을 받아 근 조직으로 가는 혈류가 차단되어 허혈상태가 유발됩니다. 이때 수축을 멈추어 혈류가 개통되면 곧 통증이 없어지고 별다른 후유증이 생기지 않습니다. 허혈상태에서 강제로 근육을 수축시키면 1분 이내에 통증이 유발됩니다.

이러한 통증의 원인은 아직 잘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과거에는 허혈 때문에 산소가 부족하여 락트산(젖산)이 축적되어 통증이 나타나리라 생각하였으나 락트산 자체는 이러한 통증과 관련이 없고 허혈시의 저산소증이 브라디키닌이나 프로스타글란딘 혹은 칼륨이온을 유리하여 유해감수기를 흥분시키리라 추정됩니다.

또 쥐가 날 때 근육의 일부만 고빈도로 수축하므로 수축하지 않는 근조직과 사이의 응력(shearing force)이 근육의 유해감수기를 흥분시키는데 기여하리라 생각합니다. 이 결과는 염증이 있는 근육에 통각과민이 현상이 나타나 근육을 움직일 때 통증을 유발합니다. 쥐가 날 때 근전도를 기록하면 수의적으로 최대로 수축할 때보다도 더 큰 변화를 보입니다. 쥐는 근육의 길이가 짧아진 상태에서 수축할 때 잘 나타납니다. 근육이 수축하면 그 근육의 수축을 억제하는 건기관(tendon organ)의 활동이 줄어드는 것과 관련이 있다고 생각됩니다.

Q :다음에 쥐가 나면 어떻게 할까요?

A :쥐가 나면 그 근육을 갑자기 당겨 주면 수축이 풀리 수 있습니다. 이는 일종의 건기관 반사로 근육의 힘줄에 걸리는 장력이 너무 커지면 근육을 보호하기 위하여 운동신경의 활동이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또 마사지 등으로 근육의 수축을 풀어 주면 혈류가 재통되어 통증이 곧 없어집니다.

Q :발목을 접질려 삐었습니다. 가만히 있으면 안 아픈데 조금만 움직이면 통증이 심합니다. 그 이유가 무엇입니까?

A :잘못 발을 헛 딛어 발목을 삐면 보통 순간적으로 날카롭고 경계가 명확한 통증을 느끼게 되나 이러한 통증은 곧 사라집니다. 뒤따르는 통증은 피부 깊숙이, 둔하면서도 퍼지는 성질을 보입니다.

그러나 얼마 지나면 발목을 움직이지만 않으면 통증은 없어집니다. 통증을 유발하지 않는 자세가 바로 손상으로부터 회복하는데 가장 좋은 자세라고 생각됩니다.

이러한 사실은 통증이 단순히 조직손상에 대한 경고성 감각일 뿐 아니라 회복과정을 도와 주는 종합적 방어기전 임을 말해 줍니다. 발목을 삐었을 때 흔히 침술 등으로 통증을 줄이고 돌아다니는 경우가 많은데 이러한 방법은 움직이지 않으므로 해서 조속히 회복시키는 과정을 억제하므로 결국 회복과정을 더디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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